KT창단 첫 우승…역시! ‘전창진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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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4일 07시 00분


■ 사령탑 카리스마+똘똘 뭉친 팀워크=KT 천하

키 2m 이상 로드 유일…신장 열세
김도수 시즌아웃 등 잇단 부상 악재
주전 없이 1월 9승2패 팀워크의 힘

최하위 전력으로 출발해 리그 1위
전창진 “내가 봐도 우리 선수들 대단”

“올레∼”창단 이후 처음 짜릿한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악재 속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일궈낸 부산 KT 선수단이 모자를 던지며 포효하고 있다.
“올레∼”
창단 이후 처음 짜릿한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악재 속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일궈낸 부산 KT 선수단이 모자를 던지며 포효하고 있다.
“감독님 살 좀 빼세요 ㅋㅋ”전창진 감독(가운데)이 없었다면 KT의 정규리그 우승도 불가능했다. 우승을 확정지은 선수들이 전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감독님 살 좀 빼세요 ㅋㅋ”
전창진 감독(가운데)이 없었다면 KT의 정규리그 우승도 불가능했다. 우승을 확정지은 선수들이 전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전창진 감독의 마법이 다시 통했다. 조직력으로 똘똘 뭉친 부산 KT가 창단 이후 처음 프로농구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

KT는 13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 모비스’프로농구 정규시즌 원주 동부와의 원정경기에서 87-67로 대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우승 매직넘버를‘1’로 줄인 KT는 같은 날 2위 인천 전자랜드가 울산 모비스에 72-75로 패하며 우승을 결정지었다.

KT는 객관적인 전력만 두고 봤을 때 우승후보가 아니었다. 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신장싸움에서 열세였기 때문이다. 제스퍼 존슨의 백업용병인 찰스 로드가 그나마 2m일 정도로 주전 중에 키가 큰 선수가 한 명도 없다. 리바운드도 평균 30.1개로 꼴찌다.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KT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힘은 과연 무엇일까.

KT를 논할 때 전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KT는 2009∼2010시즌이 개막하기 전까지 최하위로 분류됐던 팀이다. 그러나 동부에서 새로 부임한 전 감독이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면서 순위가 껑충 뛰어올랐다. 상황에 맞는 전술과 과감한 결단력, 용병술로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비록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주 KCC의 높이를 넘지 못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오히려 쓰라린 패배는 올시즌 팀의 원동력이 됐다.

물론 우승까지 과정이 평탄한 것은 아니었다. 상무에서 전역한 전천후 슈터 김도수가 오른쪽 발등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됐고, 포인트가드 최민규가 손가락을 다쳐 경기에 나갈 수 없을 때 표명일까지 왼쪽 갈비뼈에 금이 가 한 달간 자리를 비웠다. 주전포워드 송영진도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 초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고, 2월말에는 주득점원인 제스퍼 존슨마저 왼쪽종아리 근육파열로 8주 진단을 받고 짐을 쌌다.

그러나 KT는 주전이 모두 빠지는 악재 속에서도 연승가도를 달렸다. 1월 한 달간 9승2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전 감독이 “솔직히 우리 팀이 어떻게 우승할 전력이냐”고 반문하며 “우리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현재 KT는‘이보다 좋을 수 없다’다. 비록 존슨은 떠났지만 전 감독이 지목한 키플레이어 로드가 움츠렸던 날개를 펼쳤고, 조성민도 탁월한 판단력과 외곽포로 자신의 역할을 200% 이상 해주고 있다. 이번 시즌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난 ‘해결사’ 박상오에 송영진과 표명일까지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끈끈한 팀워크가 가장 큰 힘이다. 농구는 개인이 아닌 팀이 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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