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피겨선수권 무산…대체 개최 왜 결정 안 짓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1일 18시 20분


지난 11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일단 예정된 날짜에 열리지 않은 2011 도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가 완전히 무산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21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빙상연맹(JSF)이 세계선수권대회 개최를 아예 포기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ISU는 세계선수권 개최 문제를 해결할 우선권을 JSF에 줬었다며 재앙 앞에서 세계선수권대회와 같은 스포츠 이벤트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ISU는 JSF의 이번 결정을 이해한다면서 무산된 세계선수권대회를 다른 곳에서 개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더 숙고하겠다고 밝혔다.

ISU는 "많은 회원국들이 개최 의사를 알려왔고 개최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곳이 많다"면서 "관련된 제반 사항과 가능한 방식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복잡한 상황을 고려할 때 빠르게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어렵다"며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을 피겨계가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ISU는 4월 14~17일 요코하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월드 팀 트로피 대회는 2012년에 같은 장소에서 치르기로 했다.

앞서 지진해일이 일본을 강타한 직후에도 대회 강행 의사를 밝혔던 ISU는 피해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자 21일로 예정됐던 대회를 치르지 않겠다고 14일에야 발표한 뒤 연기나 취소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장고에 들어갔다.

오타비오 친콴타 ISU 회장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아예 대회를 취소하거나 10월로 연기해 도쿄에서 개최하는 방안, 4~5월에 치르는 방안 등을 언급하며 혼선을 빚도록 만들었다.

결국 일본에서는 대회가 열리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각국 선수와 관계자들은 계속 긴장 속에 상황을 주시해야 할 전망이다.

그러나 ISU가 이처럼 뒤늦게 대회를 무산시킨 것과 처리 과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에선 각국 선수들이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며 일정을 조절했는데 ISU가 도쿄 개최를 고집하며 무리하게 추진하다 선수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피겨 팬들은 타이완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 여자 싱글 부문에서 일본 선수에게 편향적인 점수가 부여된 것도 무관하지 않다며 ISU 스폰서 대부분이 일본 기업들이라는 점을 들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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