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 가빈이 타점을 제대로 잡으면 막을 수가 없어요. 블로킹 위에서 공을 때리는데 무슨 작전을 쓸 수 있겠습니까.”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가빈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허탈한 듯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런 가빈을 막으려 애쓰기보다 우리 팀 문성민과 소토, 두 공격수가 동시에 터져 주기를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우려대로 가빈은 제대로 타점을 잡았다. 남녀부를 통틀어 역대 한 경기 최다인 57점(블로킹 2점, 서브 4점)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전 기록은 여자부 KT&G 몬타뇨의 53득점. 가빈은 2세트에서 17점을 올리며 역대 한 세트 최다득점 기록도 갈아 치웠다. 리그가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여태까지 알려진 기록 중 한 경기 세계 최다득점이다. 현대캐피탈은 소토(24득점)와 문성민(21득점)이 나름대로 점수를 올렸지만 괴물 같은 가빈 한 명을 당하지 못했다.
삼성화재가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현대캐피탈을 3-2(23-25, 31-29, 25-23, 20-25, 15-12)로 꺾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해 1승만을 남겨뒀다.
출발은 현대캐피탈이 좋았다. 21-20에서 소토의 공격으로 2점 차로 앞서 나간 뒤 다시 터진 소토의 후위 공격으로 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현대캐피탈은 13-19까지 뒤지다 23-23, 동점을 만들며 희망의 끈을 이어갔지만 삼성화재는 가빈의 스파이크와 고희진의 블로킹으로 세트를 마쳤다. 이후 한 세트씩 더 주고받은 두 팀은 5세트를 맞았지만 가빈의 폭발적 득점력은 마지막까지 뜨겁기만 했다. 이날 공격 점유율 70.3%, 성공률 52.6%를 기록한 가빈은 “나는 로봇이 아니지만 팀이 원하면 할 수밖에 없다. 오늘 개인 최다득점을 했지만 실책(14개)이 많아 만족하지는 않는다. 4세트에서 넘어지며 어깨를 부딪쳤는데 잘 치료해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3차전은 26일 장소를 옮겨 대전에서 열린다.
女도로공사 2패뒤 2연승
여자부 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흥국생명을 3-1(17-25, 28-26, 25-20, 26-24)로 꺾고 2연패 뒤 2연승을 달렸다. 최종 5차전은 27일 성남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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