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골 골 골… 한국축구 ‘봄날’ 즐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6일 03시 00분


조광래 감독, 박지성 빠진 대표팀 ‘4-1-4-1’ 실험 성공
이정수-김정우-박주영-이근호 1골씩… 온두라스 대파


축구대표팀이 올해 처음으로 안방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에서 팬들에게 시원한 승전보를 안겼다.

대표팀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이정수(알사드)와 김정우(상주), 박주영(모나코), 이근호(감바 오사카)의 골로 4-0 완승을 거뒀다.

○ 기성용 ‘포어 리베로’ 새로운 전형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4-1-4-1 전형을 들고 나왔다. 지금까지 조 감독은 4-2-3-1 전형을 사용해 왔다. 주장 완장을 찬 박주영이 원톱으로 나섰다. 좌우 날개에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이청용(볼턴)을 배치했고 중앙에는 이용래(수원), 김정우가 버틴 가운데 기성용(셀틱)이 포어 리베로 역할을 맡았다. 수비에는 왼쪽부터 김영권(오미야), 황재원(수원), 이정수, 조영철(니가타)이 늘어섰고 골키퍼는 정성룡(수원)이 맡았다.

경기는 한국이 주도했다. 전반 10분 이청용의 슛을 시작으로 한국은 계속 온두라스의 골문을 두드렸다. 첫 골은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의 차지였다. 전반 28분 기성용의 코너킥을 골문 앞에 있던 이정수가 수비수와 경합을 벌여 골문 안으로 차 넣었다.

한국은 선제골을 넣은 뒤에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온두라스를 몰아붙였다.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인 전반 44분 기성용의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뒤에서 달려오던 김정우에게 공을 흘려줬고 김정우는 침착하고 정확하게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8분에는 박주영이 지동원(전남)의 크로스를, 48분에는 이근호가 기성용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었다.

○ 김정우-김보경 합격… 김영권은 글쎄

이날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김정우의 공격형 미드필더 변신과 대표팀에서 은퇴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힐랄)의 공백에 대한 보완책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A매치 60경기(4골)를 기록한 김정우는 올해 공격수로 변신해 3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K리그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이날 김정우의 활약은 눈부셨다. 추가골은 물론이고 공격과 수비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하며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이번 평가전의 가장 큰 수확은 김정우”라며 “위치 선정과 골의 정확성 등 박주영을 뒤에서 받치며 공격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박지성의 왼쪽 측면 자리에 선 김보경도 합격점을 받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공격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잘해냈다. 비록 박지성처럼 그라운드를 휘젓는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자신의 역할은 톡톡히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영표를 대신해 나선 김영권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한 위원은 “위기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전반 초반 몇 차례 수비 실수를 했다. 아직 그 위치가 익숙하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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