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아니 단 몇 초라도 앞으로 일어날 일을 볼 수 있다면….' 이런 주제의 영화도 많이 나왔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야말로 영화에서나 가능한 초능력.
한국프로야구가 4월2일 개막해 7개월여의 대장정에 들어가고, 미국프로야구와 일본프로야구도 시즌을 시작한다.
올해는 또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 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팬들은 벌써부터 올 시즌 판도를 점치기에 여념이 없다.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2일 시작돼 27일까지 열렸다. 이 시범경기를 통해 프로야구의 올해 기상도를 대충이나마 점쳐 볼 수 있지 않을까.
시범경기의 팀 순위를 보면 지난해 정규시즌 성적과는 차이가 난다.
시범경기에서는 롯데가 1위에 올랐고, 2위 두산, 3위 넥센, 4위 LG, 5위 KIA, 6위 삼성, 7위 한화, 8위 SK다. 지난해 정규시즌 순위인 1위 SK, 2위 삼성, 3위 두산, 4위 롯데, 5위 KIA, 6위 LG, 7위 넥센, 8위 한화와는 거의 반대라 할 만큼 차이가 난다.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롯데와 넥센, LG 등이 올 시즌에는 맹위를 떨칠 기세다.
그렇다면 프로야구 시범경기 성적과 정규시즌 순위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시범경기는 1983년부터 열렸고 그동안 시범경기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모두 8번으로 확률은 28.6% 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만 봐서는 시범경기 성적이 본 경기와는 큰 관계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시범경기 꼴찌가 정규시즌 꼴찌로 이어진 경우도 5번이고, 반대로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정규시즌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것은 단 3번뿐이라는 결과를 놓고 보면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성적과는 상당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그해의 프로야구 결과 역시 단순한 시범경기 성적만으로는 쉽게 전망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편 자연 재앙의 여파로 일본프로야구는 시범경기를 일찌감치 마쳤는데 올 시즌 일본 무대에서 활약할 박찬호 이승엽(이상 오릭스), 임창용(야쿠르트), 김병현(라쿠텐), 김태균(지바롯데)도 시범경기를 치렀다.
박찬호는 2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 5.63을 기록했다. 3년간의 공백을 깨고 복귀한 김병현은 4경기에서 5이닝을 던져 평균자책 7.20을, 임창용은 4경기에서 4이닝 동안 2점을 내줘 평균 자책 4.50을 각각 기록했다.
타자를 보면 이승엽은 11경기에서 32타수 6안타 타율 0.188을, 김태균은 5경기에 출장해 10타수 3안타로 타율 0.300을 기록했다.
기록은 신통치 않다. 그러나 야구 전문가들은 "박찬호의 경우 일본프로야구의 이질성을 몸으로 느꼈고, 김병현은 3년의 공백을 딛고 투구 감각을 빠르게 회복했으며, 이승엽은 하체를 이용한 타격 폼을 찾았고, 김태균 역시 안정감을 보였다는 점에서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단 몇 초 앞도 알 수 없는 게 인간이거늘, 앞으로 반년 가까이 그라운드에서 무수한 얘기를 쏟아낼 프로야구의 판도를 어떻게 쉽게 점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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