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우승컵을 바로 1m 앞에다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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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9일 07시 00분


신지애 기아클래식 준우승

18번홀 버디찬스 놓쳐 1타차 역전패
무명의 갈 우승컵…김인경 공동3위

신지애(23·미래에셋)가 미 LPGA 투어 기아클래식(총상금 170만 달러)에서 다잡았던 우승컵을 놓쳤다. 그것도 1m 퍼트에 발목이 잡혔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의 인더스트리힐스 골프장(파73·670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 3개를 적어내 이븐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7타로 산드라 갈(독일·16언더파 276타)에 1타 차 역전패를 당했다.

의외의 결과다. 세계랭킹 2위와 100위의 대결은 누구나 다 2위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지애의 별명은 ‘파이널 퀸’이다. 워낙 마지막 라운드에 강한 선수였기에 역전패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빌미가 된 건 퍼트다. 신지애는 33개의 퍼트를 했다. 73타 중 40%가 넘는 수치다. 갈은 25개 밖에 하지 않았다. 퍼트에서만 무려 6타 차이가 났다.

신지애는 갈에 1타 앞선 채 4라운드를 시작했다. 실력대로라면 무난히 3∼4타 차 우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라운드 시작과 함께 불운이 드리워졌다.

퍼트 난조로 전반에만 보기 3개를 적어냈다.

선두를 내주고 맞이한 후반, 신지애는 서서히 정상을 되찾는 듯 했다. 13번홀(파3)에서 1.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보기의 갈과 공동 선두가 됐다.

15번홀(파3)에서는 분위기를 되찾은 버디 퍼트까지 성공했다. 8m나 되는 먼 거리의 퍼트가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갤러리들도 함성을 지르며 신지애의 우승을 확신했다. 하지만 갈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무서웠다. 16번홀(파4)에서 2.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다시 공동 선두.

이 순간만큼 갈은 세계랭킹 100위가 아닌 1,2위 선수의 실력이었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갈의 활약은 오히려 신지애에게 부담이 됐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신지애는 전략적인 공략을 했다. 티샷을 더 멀리 보내고도 두 번째 샷을 100야드 지점에 갖다 놨다. 세 번째 샷을 핀 1m 조금 넘는 거리에 떨어뜨렸다. 만족한 듯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갈은 여기서도 놀라운 샷으로 신지애를 몰아세웠다. 80야드에서 친 세 번째 샷이 핀 50cm도 안 되는 지점에 떨어졌다. 신지애의 볼은 내리막 경사면에 놓였고, 갈의 볼은 오르막 퍼트를 남겨뒀다.

강심장 신지애도 긴장했다. 한 차례 어드레스를 풀고 다시 퍼트한 볼은 홀을 살짝 스치고 돌아 나왔고, 갈이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내줬다.

김인경(23·하나금융)은 11언더파 281타를 쳐 공동 3위에 올랐고 최나연(24·SK텔레콤)은 공동 5위(9언더파 283타)로 끝냈다. 미셸 위(22·나이키골프)와 민디 김(22)은 공동 7위(8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na1872)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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