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현대건설 케니의 공격 점유율이 다소 높은 편이었는데 이것이 효과를 봤다. 케니의 강타가 계속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현대건설이 기선을 제압했다. 케니는 컨디션이 아주 좋아 보였다.
반면 흥국생명의 미아는 부진했다. 플레이오프 때 보여줬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챔프전 같은 큰 경기에서는 확실한 해결사가 있어야 한다.
케니는 그 역할을 해 줬고 미아는 못 해준 게 대조를 이뤘다.
흥국생명의 서브리시브가 안 된 것도 패인이다. 현대건설의 서브가 좋았는데 한송이가 리시브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해 팀이 흔들렸다.
결국 분위기 싸움에서 현대건설이 이겼다.
흥국생명은 부담감이 커 보였고 체육관 분위기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 경기 전 흥국생명 관계자들을 만났을 때 “아무 부담 없이 편하게 경기 하겠다”고 말했는데 정작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다. 결정적인 승부처는 2세트였다. 초반 7-6으로 흥국생명이 1점 앞선 상황에서 현대건설이 내리 6점을 따내면서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세터 싸움에서도 현대건설이 웃었다. 염혜선은 마지막 세트 중후반에 잠시 흔들린 것 말고는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했다. 다양한 코스로 볼을 배급하려는 시도도 돋보였다. 반면 김사니는 자신감 있게 볼을 뿌려주지 못했다.
두 팀 모두 이미 상대의 장단점을 훤하게 꿰뚫고 있다. 결승이라는 압박감이 큰 무대에 어느 팀이 빨리 적응해 제 실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