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플레이볼’을 외칠 시간이 왔다. 겨우내 이 날만을 기다려온 프로야구 팬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야구장으로 모일 준비를 하고 있다. 야구 인기와 비례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여성팬들의 열기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래서 스포츠동아는 ‘미스 베이스볼’ 좌담회를 함께 했던 8개 구단 여성팬 여덟 명에게 다시 한 번 “인정사정 볼 것 없는 편파 응원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이 열정을 담아 얘기하는 ‘우리 팀’의 올 시즌 전망과 기대, 그리고 희망. 내용은 제각기 달라도 뜻은 하나다. “우승합시다!” 그리고 “다치지 말아요!” 이들이 내뿜는 열정 속에 다시 야구의 봄이 찾아왔다.
“공수 든든 부산갈매기 KS서 날아보자”
○롯데팬 박현수=2011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쾌거를 이루며 작년까지 좋은 상승세를 이어 갔던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 출범 30주년을 맞은 2011 시즌. 팬뿐만 아니라 선수단 모두의 소망이겠지만, 이제 롯데는 단순한 가을 잔치에 만족하지 않고 정상에 우뚝 서야 합니다. 작년까지 불안했던 마운드를 더욱 더 탄탄하게 보강했고, 좌익수 홍성흔·3루수 전준우 등 과감한 포지션 변화와 타격 7관왕이었던 이대호 선수를 중심으로 한 막강 공격력, 거기에 든든한 백업 멤버들의 실력 향상까지. 모두 다 갖춰졌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선수가 부상 없이 2011 시즌을 소화해 가야 한다는 겁니다. 또 이번 한국시리즈 때는 꼭 ‘부산 갈매기’ 응원가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선수들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류중일의 공격야구, 시원한 한방 터진다”
○삼성팬 김빛나=“올시즌 선발진은 배영수 장원삼 차우찬이 이끈다. 정인욱과 윤성환도 강력한 선발 후보군이다. 불펜은 역시 권오준 권혁 안지만 정현욱이 잘 해주지 않겠나. 오승환은 마무리로 기용할 생각이다.” 이름만 들어도 든든하지 않으세요? 올 초 류중일 감독님의 인터뷰를 보면서 이것이야 말로 삼성의 힘이자 매력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비록 장원삼 선수의 재활이 늦어지고 있지만, 더욱 든든해진 마운드를 생각하면 올시즌 ‘5회까지 리드시 불패’ 신화를 다시금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올해 주목해야 할 점은 류중일 감독님이 취임식부터 강조하셨던 화끈한 공격 야구의 부활이에요. 시원한 한 방에 대한 갈증이 늘 있어 왔기에 공격 야구의 팀컬러를 입힌 삼성이 어떤 그림을 그려 나갈지 기대가 커요. 끈끈한 마운드, 그리고 화끈한 라인업과 함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승에 대한 도전은 계속 됩니다. 삼성 라이온즈 파이팅!
“우승도 해본 팀이 하죠, SK 경험 믿는다”
○SK팬 박다해=겨울 내내 기다린 야구 시즌! 하지만 어째 우리 팀에는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리질 않네요. 그 변화를 처음 느낀 게 미디어데이였어요. 타 팀 감독님들이 올해는 그다지 SK를 경계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공공의 적’이 아니라고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사랑하는 팀이기에 희망적인 전망을 마구 쏟아낼게요. SK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풍부한 경험이겠죠. 지난 4년간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쌓은 노하우와 큰 경기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 또 수비나 주루 쪽은 여전히 우리가 가장 탄탄하다고 생각해요. 계투진 역시 지난해보다 숨통이 트인 것 같고요. 반복된 수술로 고생하다 2년 만에 돌아온 김태훈 선수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성근 감독님이 계시잖아요! 전력이 아무리 약해졌다고 해도 특유의 조직력, 끈끈함, 근성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다른 7개 구단 팬들께는 죄송하지만, 올해도 저희가 우승해서 아시아 챔피언십에 나가겠습니다.
“리즈 영입 마운드 든든…내친 김에 우승”
○LG팬 송주현=그 어느 해보다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시작되는 2011 시즌! 전 이번에 새로 온 용병 리즈와 주키치에게 기대가 커요.
그동안에도 이름값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많이 왔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는 예감이 들어요. 당찬 우리 신인 임찬규 선수도 잘 해줄 것 같고요. 아, 그리고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의윤 선수! 미니홈피 관리에만 너무 충실하지 말고 야구에 전념해 줘요. 히히. 농담이고요, 이번 시범경기를 보니 군대 가기 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 같아요. 파이팅이에요! 또 있어요. 우리의 젊은 유격수 오지환 선수가 올해는 실책과 삼진 좀 줄여 주기를. 다 응원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인 거 알죠?.
다른 것 다 떠나서 올해는 LG가 ‘방어’를 잘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올해는 지난해만큼 득점하되 마운드가 잘 버텨주길 바랍니다. 제가 예상하는 LG의 올해 성적은 바로 3위! ‘그 정도’는 해줄 것으로 믿어요. 물론 우승해 준다면 완전 더 좋죠!
“약팀의 승리 더 짜릿…한화 사랑 못버려”
○한화팬 구율화=2년 연속 최하위 팀, 이렇다 할 전력 보강도 없는 팀을 왜 응원하냐고 하는 사람들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약팀에게 어쩌다 한번씩 찾아오는 승리의 순간이 얼마나 빛나는지 아마 모를 걸요. 게다가 그 승리 하나하나마다 어쩜 그렇게 드라마가 있는지! 어느 날은 에이스가 멋진 완봉승을 거두기도 하고, 어느 날은 기대도 안했던 투수가 깜짝 호투로 상대 에이스를 잡아 주기도 하죠. 기가 막힌 호수비나 감격적인 역전의 순간은, 아마 내가 강팀의 팬이었어도 이렇게 감격적일까 싶을 정도예요.
무엇보다도, 이글스를 지켜 주었던 수많은 레전드들의 뒤를 이어가는 우리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 재미! 2011 시즌은 그 어느 때나 다름없이 가슴 뛰는 선물이 되리라 믿습니다.
“시범경기 방어율 ‘0’…윤석민 완전 좋아”
○KIA팬 김은경=벌써 설레는 2011시즌 개막이 다가왔네요. 타이거즈를 외치는 함성으로 가득 찬 광주구장을 머리 속으로 그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제가 KIA를 응원하는 이유는 ‘KIA이기 때문’이에요. 우선 두말할 것도 없이 훌륭한 투수진들! 좌우 에이스 양현종과 윤석민에 믿음직한 용병 로페즈, 정신적 지주인 이대진과 서재응 등등. 특히 윤석민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방어율 0을 기록할 정도로 컨디션이 완전 좋아요. 거기에 김진우와 한기주, 신용운까지 가세한다면 최고의 투수진 아닌가요? 또 중심타자인 김상현, 최희섭, 이범호, 나지완! 최근에는 하위 타선 컨디션들도 좋아졌으니 더 믿음직스럽죠. 게다가 KIA의 최고 장점! 끝을 모른다는 거. 마지막까지 완전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잖아요. 올해 KIA가 일 한 번 낼 것 같아요. 2009년, 감격적이었던 우승의 기쁨.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습니다!
“올해 넘버원 우승후보…‘허슬 두’ 파이팅”
○두산팬 최선경=2011 프로야구, 전문가들이 뽑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바로 두산 베어스! 마지막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후 10년.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이 10년 동안 베어스는 그 어느 팀보다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고 뚝심을 보여주는 강팀으로 거듭났습니다. ‘야구는 루즈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베어스의 야구를 보시면 생각이 바뀌실 거예요. 뛰고, 뒹굴고, 부딪히고, 넘어지고! 오죽하면 베어스에게 ‘허슬 두(Hustle Doo)’라는 명칭이 붙여졌을까요? 우리 팀은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는 팀이에요! 항상 진흙 속의 진주를 찾아낸답니다! 그 결과 2년 연속 신인왕도 배출해 내는 ‘화수분 야구’의 진면목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그리고 우리 팀은 ‘팬사랑’이 대단해요. 여성팬들을 위해서 핑크 유니폼도 최초로 입은 팀이니까요! 그리고 김경문 감독님! 언제나 건강하시고, 올해 꼭 ‘V4’해서 감독님 야구 오래오래 보고 싶어요! 사랑하는 내 베어스! 올핸 훨훨 날 준비 됐죠?
“김시진 감독님 있기에 넥센 사랑 7년째”
○넥센팬 황선하=개막 직전에 참 반갑기 짝이 없는 소식이 들려왔네요. 바로 김시진 감독님의 3년 계약입니다. 주변 반응은 대부분 축하한다는 쪽이더군요. 제가 이전에 감독님께 지면으로 절절한 사랑 고백을 했던 전적이 있어서 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전 마냥 좋지만은 않아요. 애증의 관계라고 들어보셨나요? 너무 사랑하는데 밉고, 미워 죽겠는데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그런 감정이요. 넥센과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그런 제가 넥센에서 온전히 사랑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김시진 감독님입니다. 슬슬 제가 좋아만 할 수 없는 이유가 짐작이 가시나요? ‘내년에는 팬을 관둬야지’가 ‘올해부터 관뒀다’로 바뀌어야 하는데, 감독님이 계시면 이게 안되잖습니까. 7년째로 연장 확정입니다. 올해도 혼자서 또 사랑했다 미워했다 난리를 치겠지요. 올해 목표는 6위 안에 들기, 그리고 송신영 선수에게 말 한번 걸어 보기입니다. 올해도 이 애증의 팀과 함께할 제 자신에게 파이팅 한번 외치겠습니다. 황선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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