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로서는 위기였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김주성과 함께 트리플타워를 이룰 윤호영과 로드 벤슨이 부상을 당했다. 동부로서는 1차전 패배보다 두 선수의 부상이 더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부산 KT도 상황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김주성을 전담마크해줄 송영진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전창진 감독은 1차전부터 송영진 대신 박상오를 김주성과 매치업시키며 효과를 보고 있지만, 박상오가 공격에 있어서는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 MVP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6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양 팀은 정상라인업을 가동했다. 윤호영, 벤슨이 진통제를 맞고 코트에 나섰고, 송영진도 풀타임에 가까운 출전을 감행했다.
뿐만 아니다. 이날 윤호영은 8득점·9리바운드, 벤슨도 14득점·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빼어난 성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투혼이 빛났다. 송영진도 10득점·1리바운드가 전부였지만 41-43으로 뒤지던 3쿼터 4분58초를 앞두고 동점골을 기록했고, 4쿼터에서도 62-68에서 파울을 얻어내 자유투를 모두 성공하는 등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문제는 해결사들이었다. 강동희 감독과 전창진 감독은 각각 원주 공격의 핵심 김주성과 KT의 득점원 박상오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러나 김주성은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을 제외하고 포스트시즌 내내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전반전(풀타임)에서 6득점·3리바운드에 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박상오 역시 전반 15분을 뛰어 4득점·1리바운드만을 기록했다. 하지만 3쿼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고 두 선수의 공격력에 불이 붙었다. 김주성은 KT가 1점차로 바짝 뒤쫓아 올 때마다 달아나는 득점을 성공시켰고, 박상오도 이에 지지 않고 따라붙는 골을 성공시켰다.
운명의 4쿼터. 김주성이 먼저 골을 성공시키며 점수차를 5점으로 벌렸다. 이어 동부는 박지현과 벤슨이 침착하게 슛을 넣으며 점수를 쌓아갔다. KT도 로드가 6점을 넣으며 맞불을 놨다. 박상오 역시 박지현의 3점슛으로 8점차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곧바로 외곽슛을 집어넣으며 따라붙었다.
하지만 경기종료 3분22초 60-65에서 조성민이 공격을 하다가 박지현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심판은 공격자반칙을 선언했다. 전 감독은 상의까지 벗어던지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5점차의 박빙승부에서 심판판정 하나가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법. 그렇게 승기는 동부로 넘어갔고 75-70으로 이겼다.
1승1패씩을 주고받은 KT와 동부는 8일 원주로 이동해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부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