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마스터스 대회가 열린 미국 조지아 주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5야드)의 후반 9홀에는 ‘아멘코너’가 있다.
개울과 변덕스러운 바람 탓에 코스가 워낙 어려워 저절로 탄식이 나온다는 뜻에서 ‘아멘 코너’로 불린다. 11번홀(파4), 12번홀(파3), 13번홀(파5)이 주인공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11번홀(505야드)은 죽음의 홀로 그 명성을 재확인했다. 그린 왼편에 연못이 있고 뒤편으로는 개울이 흐르는 12번홀(155야드) 역시 세 번째로 어려운 홀로 기록됐다.
하지만 아멘코너의 대미를 장식하던 13번홀(510야드)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쉬운 홀로 기록되며 아멘코너라는 이름을 무색케 했다.
13번홀은 왼쪽으로 굽은 도그레그홀로 티샷을 잘 하고 나면 투온을 할 수 있지만 그린 바로 앞에 개천이 있고, 그린 앞쪽은 급경사여서 조금이라도 짧으면 워터헤저드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은 대부분 투온을 노리며 이 홀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장비의 발달로 선수들의 드라이버샷 거리가 증대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컷을 통과한 선수들이 280야드~300야드의 드라이버샷 비거리를 기록하면서 13번홀에서는 18개홀 중 가장 많은 13개의 이글이 나왔고, 버디는 127개나 작성됐다. 보기는 24개, 더블보기는 1개에 불과했다.
13번홀을 대신해 올해는 1번홀(파4·445야드)이 두 번째로 어려운 홀로 기록됐다.
짧은 파4홀이지만 코스의 굴곡이 굉장히 까다로워 어프로치샷이 정교하지 못하면 대부분 2퍼트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1번홀에서 버디는 14개뿐이었고, 76개의 보기와 6개의 더블보기가 나왔다.
공동 8위를 기록한 최경주(41·SK텔레콤) 역시 나흘 동안 11, 12번홀에서 4개의 보기를 했고 13번홀에서만 3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원성열 기자 (트위터@serenowon) seren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