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팀들 포항 만나면 수비 강화
밀집수비 깨뜨릴 세밀한 축구해야
용병 3총사 분발·수비 안정 채찍질
포항 황선홍 감독은 리그 초반 순항을 달리고 있는데도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포항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약 팀의 밀집수비도 시원하게 깨뜨릴 수 있는 세밀하고 스피디한 축구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DB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43) 감독이 배가 단단히 고픈 모양이다.
포항은 정규리그 5라운드 3승2무로 대전에 이어 2위다. 컵 대회에서도 2연승으로 조 1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7경기 5승2무로 패가 없다. 12골을 넣고 3골을 내줬다. 그러나 황 감독은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인터뷰에서 좀처럼 만족한다는 말을 들을 수 없다. “공격진이 더 살아나야 한다” “이제 초반일 뿐이다” “경거망동하지 않겠다” 등 조심스런 답변 일색이다.
○좀 더 빠르고 세밀해져라
이유가 있다. 황 감독은 한층 높은 수준의 축구를 꿈꾼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밀집수비마저도 깨뜨릴 수 있는 스피디하고 세밀한 축구를 추구하고 있다.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게 수비 위주로 나오는 팀의 골문을 여는 것이다. 상대가 안정된 선 수비 후 카운트 어택 전술로 나오면 뻔히 알면서도 뚫는 게 쉽지 않다. 자연히 골은 안 나고 경기는 지루해진다. 득점 없이 공만 왔다갔다 하기 일쑤다.
포항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일부 상위 팀을 제외하면 대부분 팀들은 포항과 만나면 수비를 두텁게 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팀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황 감독이 부산 사령탑을 맡았을 때도 포항을 만나면 비슷한 전술을 구사했다.
황 감독은 좀 더 빠르고 세밀한 패스를 구사하면 넘어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스페인 축구가 좋은 예다. “페널티 박스 근처에 상대 수비수들이 많이 몰려 있는 가운데서도 골 찬스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작년 남아공월드컵 예선 때 한국은 밀집수비의 북한을 만나 매번 고전했다. 그러나 스페인이 북한을 만났을 때도 비슷했을까. 아니다. 한 번 두 번 뚫리기 시작하면 밀집수비는 허물어지게 돼 있다.”
○최전방과 수비진 안정 필요
외국인 3총사의 분발이 요구된다. 아사모아와 모따, 슈바 등 포항이 보유한 외국인 선수 모두 개개인 능력은 뛰어나다. 그러나 셋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하다. 특히 슈바가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다가 회복된 지 얼마 안 돼 외국인 선수끼리 발을 맞춰 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수비도 마찬가지다. 주축 수비수 김형일이 부상에서 회복해 이제 겨우 1경기를 뛰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의 고군분투로 7경기 3실점이라는 준수한 실점을 자랑하고 있지만 장기 레이스를 치르려면 이걸로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