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간의 마라톤 시즌이 이어지는 유럽리그가 이제 50일도 안 남았다. 세계 3대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바르셀로나(바르사), 레알 마드리드(레알)가 유럽의 트로피를 나눠 가질 태세다.
맨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FA컵, 챔피언스리그의 3대 타이틀을 쫓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 리가)에서 1, 2위를 다투는 강호 바르사와 레알은 21일 전통의 라이벌 대결 엘 클라시코를 벌인다. 바르사는 레알의 홈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경기한다. 호세프 과르디올라 바르사 감독은 선수들에게 “레알을 잡으면 라 리가를 제패한다”고 말했다. 현재 바르사는 승점 84점으로 레알(76점)을 앞서고 있다.
그 나흘 뒤에는 바르사와 레알이 스페인 국왕컵인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서 만난다. 그리고 이변이 없는 한 바르사와 레알은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도 다시 만날 것으로 보인다. 바르사와 레알이 벌이는 이 4차례의 경기는 리오넬 메시(바르사)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중 누가 최고 골잡이인가를 가리는 장이 될 것이다.
호날두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28골, 총 39골을 터뜨렸다. 메시는 리그에서 29골, 총 47골을 넣었다. 골을 많이 넣는다고 금세기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메시와 호날두는 스타일이 다르다. 호날두는 키(186.5cm)가 크고 체격이 좋다. 메시(169cm)는 지구상 그 누구보다도 골을 잘 만들어내고 상상을 뛰어넘는 움직임을 보인다.
메시가 역사상 최고일까라는 질문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브라질의 펠레나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 북아일랜드의 조지 베스트 등을 생각해보라. 스포츠 영웅은 일순간에 탄생하는 게 아니라 생애를 통해서 성장하는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우린 현재와 과거 선수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었다. 수년 동안 축구는 완전히 변했다. 더 빠르고, 더 전술적이고, 쉽게 만족하지 않는 스포츠가 됐다.
스포츠는 세상을 반영한다. 우리는 요즘 시대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른 페이스로 변하고 있다고 느낀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개별 선수뿐 아니라 팀도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느냐로 평가받는다. 바르사는 어느 팀도 필적할 수 없는 수준의 축구를 보여준다. 사비 에르난데스가 패스의 리듬을 조절하는 방식,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보여주는 테크닉의 질, 다니엘 알베스의 오버래핑, 카를레스 푸욜의 투지가 한데 맞물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의 바퀴를 굴린다. 과거 펠레와 마라도나, 크루이프도 그랬다. 바르사의 속도축구는 크루이프가 선수로 뛰던 시절 시작됐다. 그는 현재 바르사 ‘드림팀’의 선구자다.
국제축구연맹(FIFA)을 비롯해 모든 협회, 연맹 관계자들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경기를 마련하려고 한다. 지난해 7월 바르사 8명과 레알 3명으로 구성된 스페인은 남아공 월드컵을 제패했다. 그들은 짧은 휴식기를 갖고 바로 리그라는 러닝머신에 올라타 지금까지 달려왔다. 3주 사이에 스페인의 두 거함이 네 번이나 만나는 것은 분명 엄청난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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