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게 기다리던 대포였다. 오릭스 이승엽(35)이 13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요미우리에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는 135m짜리 3점 아치였다. 이승엽의 정규 시즌 홈런은 요미우리 시절인 지난해 5월 5일 야쿠르트전 솔로 홈런(시즌 5호)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밝은 얼굴로 연습에 임했다. 전날 3연타석 삼진을 당했지만 연연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쇼다 고조 타격 코치는 토스 배팅을 하던 이승엽에게 “몸쪽 공이 약하다고 의식하지 마라. 자신 있게 타격하라”고 조언했다.
6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한 이승엽의 방망이에 불이 붙은 건 2-0으로 앞선 8회말 1사 1, 2루에서였다. 전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에 삼진 1개를 당한 상태. 이승엽은 소프트뱅크의 세 번째 투수 요시카와 데루아키의 시속 144km 몸쪽 낮은 직구를 그대로 끌어당겼다.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이승엽은 수비에서도 공헌했다. 1-0으로 앞선 5회 1사 2, 3루 위기에서 가와사키 무네노리의 1루 땅볼을 잡아 타자를 터치 아웃시킨 뒤 3루로 송구해 3루 주자 호세 오티스마저 아웃시켰다. 오릭스는 이승엽의 홈런 등 장단 10안타로 소프트뱅크를 5-0으로 꺾고 1승 1무를 기록했다. 홈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이겨라 이승엽”을 외쳤다.
이승엽은 경기 직후 “그동안 안타가 안 나와 초조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가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해줬다. 그 덕분에 편하게 경기에 임했고 첫 안타가 홈런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5회 수비에서 더블플레이를 성공시켜 기분이 좋아졌다.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내 스윙을 하고 나쁜 점은 고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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