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한때 타율 8푼대 극도의 부진
김성근과 1:1 면담 후 타격 되살아나
류현진 상대 3점포!…“감독님 보셨죠”
SK 최정은 12일 한화전을 서서 봤다. 덕아웃에 들어가서 벤치에 앉지 않고 목청껏 응원하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왜 그랬을까?
개막 이후 최정의 타율은 한때 8푼대까지 떨어졌다. 일본 캠프부터 심혈을 기울여 습득했던 새 타격폼이 예상을 깨고 독으로 작용했다. 오키나와부터 감이 너무 좋아서 홈런타자로의 변신을 꿈꿨으나 막상 개막이 다가오자 뭔가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생각이 많아지니 슬럼프는 장기화됐다.
고심 끝에 코치진과 협의해 최정이 내린 결론은 ‘단순해지기’였다. 타격폼을 의식하지 말고, ‘공보고 공치기’만 집중하기로 했다. 덕아웃에서의 파이팅도 일부러 했다. 13일 한화전에 앞서선 김성근 감독과 1시간 30분간 1:1 면담을 했다. 김 감독은 “감독한 이래 시즌 중에 선수 한 명하고 이렇게 오래 얘기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효험은 바로 나왔다. 13일 한화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더니 14일에는 한화 류현진을 맞아서 3점홈런 포함 2안타 4타점을 쏟아냈다. 0-0으로 맞선 4회 1사 1,2루에서 류현진의 초구 138km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25m짜리 초대형 홈런을 뽑아냈다. 5회에도 좌전 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또 하나 최정이 다짐한 자신과의 약속은 ‘방망이가 맞든 안 맞든 3루 수비부터 충실하자’였다. 최정은 10경기에 전부 나와서 단 1개의 에러도 범하지 않고 있다. 14일에도 안정적 3루 수비로 선발 투수 송은범의 시즌 3승을 지원했다.
SK의 5-1 승리 직후, 최정은 “감독님이 기술적인 것보다 심리적으로 쫓기니까 여유있게 치라고 말씀해줬다. 홈런 치기 전 타석에 몸쪽 공에 삼진을 당해서 초구부터 빠른 볼을 노렸다. 시즌 첫 홈런인데 대한민국 최고투수인 류현진의 볼을 쳐서 정말 기분 좋다. 홈런보다는 타점을 더 많이 올리고 싶고, 기록보다는 전 경기 출장에 목표를 두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 감독 역시 “최정이 공수에서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홈런타자의 꿈을 접고, 팀 SK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찾아가는 최정의 성숙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