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KCC 허재감독과 30년지기 “고교시절부터 응원 다녔죠”
박상면-동부 강동희감독과 진한 우정 “잠실전 응원부대 몰고 갈 것”
이명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년)에서 서부경찰서 강력반 우 형사(박중훈)와 폭력배 짱구(박상면)의 싸움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스크린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인기배우 박중훈(46)과 박상면(44)이 1승 1패로 팽팽히 맞선 KCC와 동부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남다른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들의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가 바로 양 팀의 감독이기 때문이다. 박중훈과 KCC 허재 감독은 용산고와 중앙대 동기로 30년 넘게 우정을 나누고 있다. 박상면은 5년 전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동부 강동희 감독과 단짝이 돼 가족끼리도 알고 지내는 사이가 됐다. 박상면은 강 감독을 통해 소개받은 허 감독과도 호형호제하는 사이.
박상면은 “허재 형은 이미 우승을 해봤다. 이젠 동희가 한 번 할 차례가 됐으니 양보해야 한다”며 웃었다. 그는 또 “잠실에서 열리는 5∼7차전 때 응원단을 죄다 몰고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중훈은 1980년대 초반 고교 1학년 소풍 때 기타 치며 놀다가 허 감독과 가까워진 기억이 있다. 그는 몇 해 전 본보 기고에서 ‘고교 시절 오전 수업만 받고 농구 결승을 보러가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다. 허재는 늘 우승을 안겨줬다. 허재가 당시 흔치 않던 나이키 농구화를 선물해 감동적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박상면은 “내가 학창 시절에 동희는 감히 쳐다보기도 힘든 스타였다. 허재 형과 코트에서 날아다니지 않았나. 감독된 지 2년 만에 우승까지 넘보게 된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박중훈은 허 감독의 현역 은퇴경기 때 원주를 찾아 꽃다발을 건네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허 감독이 지도자 초년병 때 성적 부진에 허덕이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잘 견뎌내라”는 덕담을 건네며 변함없는 애정을 보였다.
박상면은 연예인답게 강 감독의 이미지 메이킹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TV 중계를 보면 동희가 인상 쓰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감독 포스가 좀 나야 하는데 아직은 경험이 짧아 그런지 뭔가 부족해 보여요. 미소 좀 지으며 표정 관리를 하라고 자주 얘기하죠.”
박상면은 “동부가 원정에서 1승 1패를 거두며 1차 목표를 달성했다. 동부 전력이 약하다고는 해도 바람만 타면 승산은 충분하다, (김)주성이가 잘 받쳐주고 외곽이 터져야 한다”고 전망했다.
박중훈은 최근 바쁜 스케줄로 농구 볼 기회가 줄어들어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어느덧 간판 지도자로 성장한 허 감독의 우승을 기원했다.
박상면은 “두 팀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치열하게 우승을 다퉈야겠지만 시즌 다 끝나면 강, 허 감독, 중훈이 형과 골프로 붙어봐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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