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95km를 가장 빠르게 달린 사나이가 등장했다. 하지만 세계기록으로 역사에 기록되지는 못한다. 왜 그럴까.
케냐의 제프리 무타이(30)는 19일 보스턴 마라톤 남자부에서 2시간3분2초로 우승했다.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8·에티오피아)의 세계기록(2시간3분59초)보다 57초나 빠르다. 그러나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무타이의 기록을 세계기록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보스턴 마라톤의 코스와 레이스 운영방식이 IAAF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IAAF는 10여 년 전부터 직선형이 아닌 순환 코스에서 나온 기록만을 세계기록으로 인정하고 있다. 마라톤 대회 규칙은 ‘출발선과 결승선 사이 직선거리가 풀코스의 절반인 21km 이상 떨어져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직선에 가까운 코스를 달리면 내리막이나 뒷바람의 도움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보스턴에선 초속 6∼8m의 강풍이 불어 기록 단축에 도움을 줬다. 출발선과 결승선의 고도차가 기준(약 42m)보다 큰 것도 문제였다. 보스턴 마라톤은 출발선과 결승선의 고도차가 143m에 이르는 내리막 코스다.
광화문을 출발해 청계천 일대를 순환하다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골인하는 서울국제마라톤은 IAAF 기준에 부합한다.
광화문에서 주경기장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11km. 게브르셀라시에가 세계기록을 세웠던 베를린과 로테르담 마라톤은 순환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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