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프로축구 컵대회가 열린 구장을 찾은 관계자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장이 텅 비었기 때문이다. 4만3000명을 수용하는 울산문수경기장에는 983명의 관중이 들었다. 4만2000명을 수용하는 광주월드컵경기장에는 847명, 5만 명을 수용하는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는 1038명이 찾았다. 이날 프로축구 컵대회는 극심한 관중 가뭄과 부실한 경기 운영으로 그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일부 구단은 아예 방문경기에 1군 선수를 한 명도 데려오지 않았다. 많은 구단이 정규리그에서 뛰지 않던 선수를 내보냈다. 주목도가 떨어지는 컵대회에 전력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다. 주중에도 축구경기를 치러 팬들의 관심을 머물게 하자는 컵대회의 취지와는 다르게 내용 없는 경기로 관중의 외면을 받고 있다.
극심한 관중 가뭄 속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웅 설기현(울산)이 오랜 골 침묵을 깨뜨렸다.
설기현은 2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K리그 컵대회 B조 3라운드 홈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35분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대형 스트라이커로 주목을 받았지만 좀처럼 골 맛을 보지 못하던 설기현은 올 시즌 9경기 만에 첫 득점에 성공했다.
설기현은 K리그 6경기와 컵대회 2경기를 뛰면서 도움 하나만을 올렸을 뿐이었다. 울산은 2-1 승리를 거두며 3연승으로 B조 선두를 지켰다. 강원은 1승 1무 뒤 첫 패배를 당했다.
전남은 광주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33분 코니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48분 남준재의 쐐기골로 2-0으로 승리해 무패 행진(2승 1무)을 계속했다. 대구는 황일수의 골로 포항을 1-0으로 물리쳤다. 대구는 컵대회 첫 승을 거두며 1승 1무 1패가 됐고 포항은 2연승 뒤 1패를 당했다. 성남은 홈경기에서 대전을 1-0으로 이겼다. 성남은 1승 1무 1패, 대전은 컵대회 3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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