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후는 태권도 선수를 꿈꿨다고 한다. 중간 이하 성적. 공부보다 운동을 훨씬 좋아했던 그였다. 스스로도 “공부와는 담을 쌓았지만 태권도에 흥미를 붙였고, 재능이 있다는 평가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종착지는 결국 축구였다. 또 그의 인생을 활짝 꽃피우게 한 이는 최순호 전 강원FC 감독이었다. 갈 곳 없어 방황하던 김영후를 당시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 사령탑을 맡고 있던 최 전 감독이 발굴했고, 최고의 킬러로 성장시켰다.
김영후는 최 전 감독이 올 시즌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날,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모든 게 자신의 탓인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고 했다. 좋아하지 않는 술까지 입에 대고 싶었다. ‘내가 좀 더 열심히 했으면’ ‘공격수답게 골을 넣었다면’ 만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상황을 돌이킬 수 없다는 서글픔에 울었다.
하지만 여전히 김영후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자신이 골을 넣고, 팀이 이기는 날이 찾아오면 기분 좋게 자신을 키운 스승에게 자랑스레 감사와 안부 전화를 드릴 참이다.
“활짝 웃는 그날은 꼭 올 겁니다. 선생님께 자랑스러운 제자로 기억돼야 할 텐데, 당당해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