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송구로 홈플레이트에서 주자를 잡아내는 추신수의 능력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가 디트로이트를 잡아낸 2일(한국시간), 추신수는 발로도 홈플레이트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클리블랜드는 8회말까지 2-3으로 뒤진 채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는 중이었다. 추신수는 선두 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때려낸 뒤 팀 동료 셸리 던컨의 몸에 맞는 볼로 2루를 밟았다. 그리고 올랜도 카브레라의 3루 강습 타구가 3루수의 글러브에 맞고 빠지는 틈을 타 3루를 지나 홈까지 전력 질주했다.
3루코치 스티브 스미스가 추신수를 계속 달리게 한 건 매우 대담한 콜이었다. 하지만 스미스는 추신수의 스피드를 믿고 있었다. 그리고 추신수는 최선을 다해 홈을 향해 달리는 것으로 코치의 자신감에 보답했다.
유격수 라몬 산티아고가 황급히 공을 잡아 포수 알렉스 아비야를 향해 던졌지만 추신수는 홈을 향해 발부터(feet-first) 슬라이딩했고, 아비야의 다리 사이로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추신수의 세이프와 함께 클리블랜드는 동점을 이뤘다. 그리고 그 득점은 아주 중요한 점수로 판명됐다. 클리블랜드가 이후 2점을 더하면서 9회초에 1점을 내주고도 5-4 승리를 따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매니 악타 감독은 최선을 다한 추신수의 플레이에 대해 “그는 늘 열심히 한다”며 찬사를 보냈다. 그 질주가 없었다면 클리블랜드는 시즌 19승과 홈 13연승을 달성하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또 추신수의 발을 믿은 스미스 코치도 칭찬했다. “스미스가 추신수를 홈까지 달리게 한 게 아주 큰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주 많은 선수들이 코치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판단해 버리는데, 추신수는 스미스를 믿고 달렸다. 둘 다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추신수는 또 하나 현명한 선택을 했다. 헤드퍼스트가 아니라 발로 슬라이딩했다는 점이다. 지난 달 텍사스의 조시 해밀턴은 홈플레이트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심각한 어깨 부상을 당했다. 많은 비판이 따랐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