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유남규 ‘채찍’훈련 vs 강희찬 ‘당근’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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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일 03시 00분


남녀 탁구대표 감독 ‘한지붕 두 스타일’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왼쪽)과 강희찬 여자대표팀 감독. 단양=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왼쪽)과 강희찬 여자대표팀 감독. 단양=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자, 한번 해봐!”

선수들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 연습 경기인데도 분위기는 살벌했다. 강스매싱이 탁구대를 살짝 빗나가자 슬며시 뒤를 돌아보기도 했다. 1일까지 충북 단양문화체육센터 체육관에서 진행된 탁구대표팀 전지훈련. 유남규 감독(43)은 ‘호랑이’로 불렸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느슨한 모습을 보이면 여지없이 호통이 쏟아졌다. 유 감독은 “한번 찍힌 선수는 고참이든 신인이든 가만 안 둔다. 하지만 노력하는 선수는 끝까지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강희찬 여자대표팀 감독(41)은 ‘내조형’ 리더다. 체육관에 제일 먼저 나와 주변을 정리한다. 훈련을 할 때도 “공격은 이렇게 하는 게 좋지 않겠니”라는 식으로 나긋나긋하다. 여자 선수는 부드럽게 대해야 경기력도 오른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강 감독은 “나는 채찍보다 당근이 우선이다. 선수 인격을 최대한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감독은 겉으로는 무섭지만 속은 여리다. 오히려 끝은 내가 더 칼 같다”고 했다.

각기 다른 리더십으로 남녀 대표팀을 이끄는 두 감독. 8일부터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하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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