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추천 슈퍼스타 K] “절친 지동원 고맙다…널 보며 독 품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5월 6일 07시 00분


전남 정해성 감독의 기대주 김 영 욱

얼굴은 곱상한데 김남일 뺨치는 터프함
올시즌 8경기 출전 짜릿한 데뷔골 쏘아
“삼총사 지동원·황도연에 밀릴 수 없죠”

전남 김영욱. 사진제공 | 전남 드래곤즈
전남 김영욱. 사진제공 | 전남 드래곤즈
“얼굴은 곱상하게 생겼는데 볼 차는 건 아주 터프해. 마치 전성기 때 김남일을 보는 것 같아.”(전남 드래곤즈 정해성 감독)

전남 미드필더 김영욱(20)은 전형적인 꽃 미남이다. 오뚝한 콧날에 큰 눈동자, 하얀 피부. 예전에는 얼굴만큼 공도 예쁘게 찬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작년 프로 입단 후 바뀌었다.

“1년 차 때 경기를 많이 못 뛰며 많은 걸 깨달았다. 상대방을 누르지 못하면 내가 누리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 그러다보니 거칠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하게 됐는데 감독님께서 좋게 봐 주셨다.”

김영욱은 작년 4경기 출전 무득점에 그쳤지만 올해는 벌써 8경기에 나섰다. 3월 20일 FC서울과의 홈경기에서는 교체 출전해 짜릿한 K리그 데뷔 골도 터뜨렸다.

○유스 출신 동료

김영욱은 팀 동료 지동원, 황도연, 이종호와 단짝이다. 휴가 때도 함께 뭉친다. 4월 중순 남해로 1박2일 여행을 가 펜션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왔다. 지동원과 황도연은 김영욱과 광양제철고를 함께 다닌 동기고 이종호는 1년 후배다.

제철고 시절 이들은 패배를 몰랐다. 김영욱은 “고 3때 전국대회 4개를 나가 우승 2번, 준우승 2번을 했다. 어릴 때부터 우리는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동원-김영욱-황도연 삼총사는 2010년 나란히 전남에 입단해 큰 주목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는 모두 주연이었지만 프로는 달랐다.

지동원이 입단 첫 해부터 골 퍼레이드를 펼치며 주전급으로 자리를 굳힌 반면 김영욱은 좀처럼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동원이를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 동원이에게 고맙다. 작년에 나에게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많이 심어줬다.”

○축구 위해 서울로

김영욱은 축구로 성공하기 위해 어렸을 적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전주에서 축구를 시작해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 전학을 결심했다. 아버지 김민수(56) 씨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자 말자”며 아들을 적극 설득했다.

서울 대동초 졸업 즈음 김영욱은 축구 명문 경신중이나 중동중 진학을 꿈꿨다. 그런데 코치가 난데없이 광양 제철중 이야기를 꺼냈다. 처음에는 충격이 컸다. ‘더 큰 무대에서 뛰려고 서울로 왔는데 또 내려가라니….’ 알고 보니 제철중은 전남 산하 유소년 클럽으로 전국의 유망주들을 스카우트하고 있었다. 그렇게 김영욱은 전남 유스 맨이 됐다.

○가족이 있기에

김영욱에게는 가족의 존재가 특히 남다르다. 아버지와 어머니 박종림(56) 씨는 아들과 함께 서울로 와 힘들게 뒷바라지를 했다. 9살 위의 큰 누나 김영보 씨는 어머니처럼 동생을 돌봤다.

김영욱이 3월 20일 서울 전에서 감격의 프로 데뷔 골을 넣자 관중석에 있던 어머니는 하염없이 울었다. 골을 넣은 기쁨도 잠시 김영욱도 울컥했다. 보란 듯이 성공해 부모님께 번듯한 집을 사 드리는 게 꿈이다. 그는 “큰 누나가 결혼했는데 두 조카 아린이, 아율이는 내가 책임지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김영욱은 올 시즌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전남의 우승과 함께 U-20 대표로 7월 콜롬비아 월드컵에 나가 8강 이상의 성적을 올리는 것이다. “정 감독님 밑에서 하나로 똘똘 뭉쳐 있다. 남들은 6강을 말하는데 우리는 우승을 꿈꾼다. U-20 월드컵에서도 8강 이상은 해야 한다. 작년에 여자 U-17, U-20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부담은 크지만 믿음을 갖고 있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 @Bergkamp08) sportic@donga.com

★김영욱은 누구?

○생년월일 : 1991년 4월 29일 ○신장/체중 : 177cm/72kg ○포지션 : 미드필더 ○출신학교 : 서울동명초-광양제철중-광양제철고 ○프로경력 : 2010년 신인 드래프트 전남 드래곤즈 입단(통산 12경기 1득점) ○대표경력 : U-20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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