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두산의 어린이날 더비는 연례행사다. 1996년 연속 경기로 시작한 뒤 1997년과 2002년을 빼곤 매년 맞붙었다. 2003년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아예 붙박이로 편성했다. 지난해까지 14차례 대결에서는 두산이 9승 5패로 앞섰다.
올해 어린이날 더비는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전날까지 시즌 전적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선 데다 2, 3위의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앞선 2경기에서 두 팀은 혈투를 벌였다. 3일에는 LG가 연장 10회 박용택의 2타점 결승타에 힘입어 2-0으로 이겼고, 4일에는 4차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두산이 9회 최준석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앞세워 5-4로 이겼다.
접전은 5일에도 이어졌다. LG가 앞서가면 두산이 동점을 만드는 상황이 3차례나 나왔다. 그러나 두산의 추격은 7회로 막을 내렸다. LG는 4-4로 맞선 8회 타자 12명이 대거 8점을 뽑아낸 덕분에 12-4로 크게 이겼다. 전날 혼자 역전 2점 홈런 2개를 터뜨리고도 승리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던 LG 이병규(9번)는 9-4로 앞선 8회 쐐기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이틀 연속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LG 이진영도 6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LG는 2위 두산을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넥센은 지난해 데뷔한 문성현이 6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 힘입어 KIA를 3-0으로 꺾고 2008년 창단 이후 4년 연속 어린이날 승리 행진을 이어갔다. 넥센은 2009년 KIA 에이스 윤석민을 상대로 승리했고, 지난해에는 SK 에이스 김광현을 제물로 파죽지세의 16연승을 질주하던 SK를 잡기도 했다.
삼성은 사직에서 롯데를 7-0으로 완파하고 3연패를 끊었다. 롯데는 3연승 마감. 카도쿠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시 선발로 나간 삼성 정인욱은 5와 3분의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넥센 문성현과 함께 어린이날 프로 첫 선발승의 기쁨을 누렸다. 넥센 송신영과 삼성 오승환은 나란히 9세이브째를 추가하며 이 부문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SK는 대전에서 한화를 9-3으로 누르고 올 상대 전적 6전 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가 열린 잠실, 목동, 사직, 대전 등 4개 구장은 모두 관중으로 가득 찼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어린이날 전 구장 매진. 올 시즌은 개막일에 이어 2번째이자 통산 11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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