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우승 걸린 9일 첼시전 대비 주전 9명 빼
4-1 깜짝 대승… 2연승으로 챔스리그 결승에
1878년 창단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역사를 양분하는 기준이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70) 이전과 이후다. 1986년 맨유를 맡은 퍼거슨 감독은 11번이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 이전에는 7번 우승했다. 그만큼 퍼거슨 감독은 뛰어난 지략과 통솔력으로 잉글랜드 축구의 신화를 써왔다.
퍼거슨 감독이 자신의 명성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맨유는 5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샬케04(독일)와의 홈경기에서 4-1로 이겼다.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맨유는 합계 6-1로 결승에 올랐다.
퍼거슨 감독의 지략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이날 맨유의 선발 명단에는 1차전 선발 출전 선수는 11명 중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사르와 미드필더 안토니오 발렌시아 두 명밖에 없었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네마냐 비디치, 라이언 긱스, 파트리스 에브라는 벤치에 앉았다. 박지성, 웨인 루니, 리오 퍼디낸드는 아예 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1.5군으로 샬케04와 경기를 치른 셈이다. 준결승 두 경기에서 20명의 선수를 기용한 것은 챔피언스리그 기록이다.
퍼거슨 감독의 결정으로 맨유는 여러 이득을 얻었다. 하나는 9일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놓고 사실상 결승전과 마찬가지인 리그 2위 첼시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아낀 점이다. 맨유는 3경기를 남겨 놓은 상태에서 승점 3점 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그동안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뒤 “선수 선발 고민 때문에 잠을 설쳤다. 네 번이나 자다 깼다”며 “결국 올바른 판단을 내려 기쁘다”고 말했다.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맨유는 29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바르셀로나(스페인)와 결승 한판 승부를 펼친다. 맨유는 2008∼2009시즌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에서 0-2로 져 우승컵을 내줬기에 이번이 설욕할 기회다.
박지성과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맞대결도 관심거리다. 박지성은 2007∼2008시즌 4강 1, 2차전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나와 메시를 꽁꽁 묶으며 0-0 무승부, 1-0 승리를 도왔다. 박지성은 빠졌지만 맨유는 결승에서 첼시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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