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호 “골프 우승 목표 덧없어… 필드 지키며 최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6일 03시 00분


‘영원한 현역’ 최상호, 매경오픈 30년째 개근… 첫날 3언더파 공동 9위

KG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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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거의 ‘ㄱ’자 모양으로 구부리는 자세로 퍼트한 공은 8m를 굴러가 홀로 사라졌다. 9번홀(파5) 그린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던 수백 명의 갤러리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절묘한 버디 퍼트에 성공한 주인공은 ‘영원한 현역’ 최상호(56·사진)였다.

최상호는 5일 성남 남서울CC(파72)에서 개막한 제30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 통산 30번째로 출전했다. 1982년 서울CC에서 막을 올린 1회 대회부터 한 해도 빼놓지 않고 개근했다. 당시 27세의 혈기왕성한 나이로 공동 29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1991년과 2005년 정상에 섰다. 통산 2회 우승은 최상호와 박남신뿐이다.

최상호는 “한 대회에 자력으로 30회 연속 출전한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 건강을 유지했고 실력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뿌듯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번 대회 출전 국내 프로 중 막내급인 김민휘 박일환 등은 1992년생으로 최상호가 처음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었을 때 태어나지도 않았다. 까마득한 후배들과 겨뤘어도 최상호는 노련하게 코스를 공략하며 ‘퍼트의 귀재’라는 별명처럼 날카로운 퍼트 실력을 과시했다. 라운드 내내 온화한 미소를 머금어 갤러리들의 찬사를 받았다.

3언더파로 선두와 3타 차 공동 9위에 오르며 노장 투혼을 보인 최상호는 “이젠 우승 같은 목표는 덧없는지도 모른다. 오래도록 필드를 지키며 최선을 다하는 데 만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김휘수(한국체대)가 6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 김경태는 5언더파로 1타 차 공동 2위. 지난해 챔피언 김대현(하이트)은 2언더파로 마쳤다.

성남=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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