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오픈 테니스대회
2-0 완승 새 황제 등극… 올 시즌 32연승 행진
올 시즌 1패도 없이 31연승을 질주한 세계 랭킹 2위 노바크 조코비치(24·세르비아)와 클레이코트 37연승 중인 세계 랭킹 1위 라파엘 나달(25·스페인). 남자 테니스 최고의 흥행카드가 연승 기록을 걸고 트로피를 다퉜다.
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끝난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마드리드오픈. 조코비치의 기세가 워낙 대단했어도 전문가 예상은 나달 쪽으로 기울었던 게 사실. 코트 표면이 나달의 텃밭인 클레이였던 데다 홈팬의 응원을 받기 때문. 조코비치는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에게 9전 전패로 절대 열세였다.
하지만 뛰는 나달 위에 나는 조코비치가 있었다. 조코비치는 남자 단식 결승에서 나달을 집요하게 공략한 끝에 2-0(7-5, 6-4)으로 이겼다. 우승 상금은 59만 유로(약 9억2000만 원).
시즌 개막과 함께 32연승을 질주한 조코비치는 2009년 프랑스오픈 16강 이후 클레이코트에서 패할 줄 몰랐던 나달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1984년 존 매켄로가 세운 42연승 최고 기록에 한발 더 다가서며 올해 출전한 6개 대회에서 100% 승률을 기록했다. 조코비치는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코트에 나섰지만 실제로 나달을 물리쳤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나달은 “조코비치가 더 훌륭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페이스라면 그의 세계 1위 등극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올 들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좀처럼 약점을 찾기 힘들고 무엇보다 공격력이 매서워졌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우승을 계기로 자신감이 붙었고 정신력도 강해졌다. 주원홍 전 삼성증권 감독은 “수비 위주의 플레이로 위닝샷이 적었던 조코비치가 서브와 스트로크의 위력을 끌어올리면서 한 단계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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