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화끈한 공격야구’를 다짐했다. 그러나 전임 선동열 감독 시절의 ‘지키는 야구’에 익숙한 탓인지 올해도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는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다.
11일 대구 SK전이 취소된 뒤 류 감독은 이같은 타선의 정체현상을 두고 “창피하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흔히 소극적 작전으로 평가 받는 번트만큼은 잘 구사하지 않는다. 이날도 류 감독은 “하위타선에선 어쩔 수 없겠지만 상위타선에선 가급적 강공으로 간다. 그래야 대량득점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물론 번트의 효용성마저 부인하지는 않았다.
류 감독은 SK 김성근 감독이 삼성 2군 감독으로 재직하던 시절(2000년) 번트를 놓고 나눴던 대화를 소개했다. 류 감독은 “그해 나도 막 코치가 됐던 때라 궁금한 게 많았다. 그래서 김 감독님한테 이것저것 물었는데 ‘1회 무사 1루서 왜 번트를 대느냐’고 질문한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 감독이 ‘1사 2루면 더 대량득점이 가능하다. 다음에 나오는 3∼6번타자들이 안타를 치면 계속해서 스코어링 포지션이 만들어지지 않느냐. 2번이 안타를 쳐 무사 1·2루가 되더라도 3번이 병살타를 치면 상황은 똑같다’고 답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류 감독은 “야구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번트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다시금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