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테면 쳐 VS 타자엔 안져”박현준 임찬규 더블인터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6일 03시 00분


넘치는 파워 두둑한 배짱… LG트윈스 새 심장이 뛴다

박현준(왼쪽)과 임찬규. LG트윈스 제공
박현준(왼쪽)과 임찬규. LG트윈스 제공
거침없이 던진다. 칠 테면 쳐보라는 식이다. 젊은 패기가 느껴진다. 신바람 난다. 1994년 서용빈 김재현 유지현 등 젊은 피로 프로야구를 평정했던 때와 닮았다. 최근 단독 2위에 오른 LG의 ‘영건’ 듀오 박현준(25)과 임찬규(19)가 그렇다.

박현준은 지난해 SK에서 LG로 트레이드된 뒤 올해부터 빛을 냈다. 사이드암스로이면서도 시속 150km 직구를 던진다. 승부처에선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로 타자를 요리한다. 15일 현재 다승 단독 선두(6승 1패). 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고졸 신인 임찬규도 박현준처럼 당차다. 오버핸드스로로 포수 미트를 향해 공을 내리꽂는 모습이 시원하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이 돋보인다. 불펜 요원으로 2승(1패 1세이브)을 거뒀다. 벌써 신인왕 0순위라는 말이 나온다.

이들은 올해 3승을 합작했다. 13일 목동 넥센전에서 박현준은 6승째를, 임찬규는 첫 세이브를 함께한 뒤 활짝 웃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서는 LG의 두 ‘영건’의 이야기를 주제별로 재구성했다.

○ 마운드의 강심장

박현준(이하 박)=타자를 압도하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포크볼로 승부를 낸다.

임찬규(이하 임)=상대 타자와 기 싸움에서 눌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최계훈 코치에게서 퀵 모션 등 개인 레슨을 받으며 단점을 보완한다.

○ 가슴에 남은 올해 첫 승

박(4월 13일 목동 넥센전, 5이닝 2안타 1볼넷 1실점)=실점 위기에서 삼진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포크볼을 더 강하게 던지려 했다.

임(6일 대구 삼성전, 4이닝 1안타 1실점 무자책)=김광삼 선배에 이어 6-4로 앞선 2사 1, 2루에 등판했다. 강한 직구보다 커브로 승부를 걸어 위기를 넘겼다.

○ 우상을 벤치마킹

=야쿠르트 임창용 선배가 좋다. 박빙 상황에서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는 모습이 멋지다.

=대선배인 롯데 최동원, LG 이상훈 선배를 닮고 싶다. 모두 폼이 공격적이고 씩씩하다.

○ 올해 목표, 그리고 10년 뒤 내 모습

=내가 선발로 나선 경기에선 7회 이전에 내려오지 않는 것이다.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고 싶다. 10년 뒤엔 일본 무대에 서 있지 않을까.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에 남는 거다. 신인왕도 욕심난다. LG의 중심투수가 된 뒤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

○ 황금사자기 추억

=인연이 짧았다. 2002년과 2004년 대회 모두 1차전에서 져 바로 짐을 쌌다.

=지난해 16강전에서 장충고에 0-4로 졌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박현준은 야구가 “생활이자 목숨만큼 소중한 것”이라고 했다. 임찬규는 “행복이 무언지를 알려준 존재”라고 말했다. 이들은 “LG가 1990년대에 신바람 야구였다면 올해는 슈퍼토네이도 야구를 보여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영건의 다짐이 믿음직스러웠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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