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PT “성공작” 반응… 이건희 “분위기가 좋다… 만날 사람 다 만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9일 03시 00분


스위스 레만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한 마지막 경쟁에 나선 한국(평창), 독일(뮌헨), 프랑스(안시) 3국 대표단의 열기를 식힐 수는 없었다.

18일 오후(현지 시간) 스위스 로잔 올림픽박물관 강당을 나오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이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전체를 상대로 벌인 첫 프레젠테이션(PT)은 “성공작”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75분간 진행된 PT와 질의응답에는 조양호 유치위원장,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문대성 IOC 선수위원,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김연아 선수, 나승연 유치위 대변인 등 6명이 나섰다. PT 제목은 겨울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뜻을 담은 ‘New Horizons’. 경기장 준비 상황과 한국의 겨울스포츠 발전을 위한 ‘드라이브 더 드림’ 프로젝트 등이 화려한 동영상에 담겨 소개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2018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한 공약사항은 완벽히 시행되도록 정부가 보증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용성 회장은 PT가 끝난 뒤 “분위기는 좋았다”며 “9개의 질문이 나왔는데 잘 대답했다. IOC 위원들도 만족한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한 IOC 위원은 “기후온난화 문제로 평창의 적설량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겠느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PT 발표자로 나선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는 “나의 어린 시절처럼 겨울스포츠에서 꿈을 만들고 희망과 미래를 꿈꾸는 꿈나무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고 밝혔다. 김 선수는 “‘한국에서 겨울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2018년까지 완벽하게 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도 있었는데 대표단 대답에 모두가 만족했다”며 “처음으로 PT에 참가해 너무 긴장하고 떨렸는데 잘 끝나 기쁘고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선수는 17일 올림픽 전문 인터넷매체 ATR와의 인터뷰에서도 “모든 운동선수들의 꿈인 조국의 겨울올림픽 개최를 돕고 싶다”며 “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에는 코치나 안무가로 빙판에 서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웅 북한 IOC 위원은 “3개국 모두 참 잘했다. 한국은 다이내믹했고, 뮌헨은 기술적 포인트에서 점수를 딴 것 같다”고 평가했다.

PT가 시작되기 전 이건희 IOC 위원은 직접 강당 입구에서 IOC 위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위원은 보도진에 “분위기가 좋다. 만날 사람은 거의 다 만났다”며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반응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속 얘기는 잘 안하더라”고 말했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 승부가 판가름 날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IOC 총회까지는 49일이 남았다. 로잔에서 한국 대표단은 이건희 위원 외에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등이 막후에서 유치 활동에 전력을 쏟았다. 정 장관은 “낙관할 수 없다. 두 차례 모두 1차 투표에서 1등을 하고도 패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체 IOC 위원 111명 중 유치 후보 3개 도시가 소속된 IOC 위원 6명과 자크 로게 IOC 위원장, 투표 불참을 선언한 데니스 오스발트 스위스 IOC 집행위원 등 8명을 제외하면 투표 참가 위원은 103명. 과반은 52표다. 유치위 관계자는 “IOC 위원 중 95명 안팎이 더반에 올 것으로 본다”며 “막판에는 한 표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전에 PT를 끝낸 뮌헨의 유치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은 “PT 분위기가 매우 좋았고 유치레이스에서 뮌헨이 평창을 리드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마라톤의 중간 지점에 온 것이며 최종 승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김연아와 독일의 피겨 전설 카타리나 비트, 뮌헨 홍보대사인 바이애슬론 스타 마그달레나 노이너 간의 스타 장외 대결도 관심을 끌었다.

로잔=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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