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과 볼 컨트롤이 좋은 전성찬이 성남 일화의 핵심선수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스포츠동아DB.
관중 많으면 더 잘뛰는 강심장
동계훈련 부상 독한 재활거쳐 복귀 2군 경기 골 넣으며 1군행 눈도장 신 감독 “제대로 된 선수 발굴한듯”“동계훈련에서 두각을 나타낸 신인선수가 있었는데 전훈 막판에 6주 부상을 입어 라인업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그런데 복귀하자마자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어요. 제대로 된 선수 한 명을 발굴한 것 같습니다.”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은 신인 전성찬(24)에 대해 묻자 이렇게 평가했다. K리그 경기에 고작 5차례 뛴 선수가 대표급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기죽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하니 감독 입장에서는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투지가 좋고, 볼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뛰어난 전성찬은 이미 붙박이 1군 멤버다.
“1군 경기를 뛰면 관중이 많아서 긴장될 것 같았는데 막상 뛰니까 더 집중하게 돼요. 관중들이 볼 때 실수하면 안 되잖아요. 집중력이 생기니까 플레이가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당찬 신세대다운 대답이었다. 전성찬은 큰 무대 체질인 듯 했다. 하지만 대표 경력은 없다. 한일대학선발전인 덴소컵에 출전한 게 선발팀에 뽑힌 유일한 경험이다. 그럼에도 서포터와 관중이 들어 찬 K리그 경기장의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는 강심장을 가졌다.
그러나 프로 데뷔는 쉽지 않았다. 일본 전지훈련 도중 발목을 심하게 삐는 부상을 입어 6주 진단을 받았다.
전훈 마무리 단계에서 부상을 입어 K리그 데뷔가 불투명했다. 같은 포지션에 김성환, 조재철 등 쟁쟁한 선배들 뿐 아니라 입단 동기 임세현까지 버티고 있었다.
부상을 입은 직후 휴식을 위해 고향집 창원으로 내려갔다. 그 사이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동기가 프로에 먼저 데뷔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전성찬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독하게 재활훈련을 소화한 뒤 팀에 복귀했다.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달 28일 열린 2군 경기에 출전한 그는 신태용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원래 포지션이 아닌 섀도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골까지 넣으며 강한 인상을 남긴 그는 다음날 1군 합류를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불과 이틀 만에 K리그에 데뷔했다. 경남과의 경기 후반 30분에 교체로 출전했다. 15분 정도를 뛰었지만 적극성을 보였다. 그 덕분이었을까. 5월 5일 대구와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2-0 승리를 도왔다. 전성찬은 이후 명실상부한 1군 멤버가 됐다.
그는 “전훈 때 몸 상태가 진짜 좋았어요. 그래서 다친 게 더 아쉬웠죠. 최근 몸 상태가 전훈 때와 비슷해진 것 같아요”라며 좋은 활약을 펼치는 비결을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의 장점으로 활동량과 수비능력을 꼽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뛸 자신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보니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자신감을 갖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전성찬의 공격능력도 나쁘지 않다. 볼을 가지고 하는 플레이가 좋다.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 돌파와 세밀한 패스 능력을 갖췄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전성찬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저돌적인 수비능력을 가진 (김)성환이형과 공격력이 좋은 (조)재철이형에 비해 많이 부족해요. 배우면서 뛰고 있습니다. 형들의 장점을 다 흡수하려고 노력 중이에요”라고 겸손을 드러냈다.
전성찬은 뚜렷한 목표가 있다. 프로선수로 성공해서 고향에서 밭일을 하는 부모님을 편하게 모시고 싶다고 했다. 프로에 입단해 처음으로 받은 승리 수당과 월급을 부모님께 드렸다는 효자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공휴일에도 밭에 나가서 일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성공하면 밭을 다 팔고, 부모님 편하게 모시겠다고 다짐했어요. 제 뒷바라지에 고생하신 부모님을 편하게 모시는 게 목표입니다.”
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
★전성찬는 누구?
○생년월일:1987년 12월 27일 ○신장/체중:181cm/74kg ○포지션:수비형 미드필더 ○출신학교:합성초-중앙중-창원기공-광운대 ○프로경력:2011년 성남 일화 입단(5경기 1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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