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아, 힘내자!”…이택근의 ‘헬멧 응원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5월 20일 07시 00분


이택근. 스포츠동아DB.
이택근. 스포츠동아DB.
LG 이택근(31·사진)은 1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화이트 수정펜’을 찾았다. 그러더니 자신의 검은색 헬멧에다 대고 뭔가를 정성스럽게 그리고 있었다. ‘35’와 ‘51’을 적고서는 “재복이 번호가 몇 번이지? 55번 맞지?”라며 주위에 확인까지 하고 ‘55’를 채워 넣었다.

‘35’는 이진영, ‘51’은 봉중근, ‘55’는 정재복의 등번호. 외야수 이진영은 왼쪽 어깨 염좌로 1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투수 봉중근은 팔꿈치 통증으로 19일 역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투수 정재복은 지난해 말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활군에 머물다 최근 2군에 등판해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LG에는 유난히 1980년생들이 많다. 3루수 정성훈과 투수 김광삼도 동갑. 정재복은 1981년생이지만 2월생이어서 1년 먼저 학교에 들어가 이들과 동기다. 이택근은 “우리 동기 다 2군에 내려갔다. 남아있는 나하고 정성훈도 지금 비실거리고 있다”고 겸연쩍게 웃었다.

모자나 헬멧에 동료의 등번호를 새기는 것은 부상자들이 빨리 1군에 복귀해달라는 희망, 그리고 돌아올 때까지 그들 몫까지 자신들이 대신하겠다는 의지다. 이택근은 최근 슬럼프를 겪고 있는 자신에게 ‘더 분발하자’는 의미를 담으려는 듯 헬멧에 정성스럽게 숫자들을 새긴 뒤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광주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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