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한화 김혁민, 연승 이끈 짠물투…‘한화 보물’로 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5월 20일 07시 00분


천적 두산 상대로 7.1이닝 7K 무실점 2승
방어율 0.47… 한화 5월 첫 연승사냥 선봉
볼넷 공장장 오명 벗고 당당한 선발카드로

김혁민이 13일 대전 삼성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한데 이어 19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7.1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일회성 활약이 아님을 증명했다. 김종원 기자 (트위터@beanjjun) won@donga.com
김혁민이 13일 대전 삼성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한데 이어 19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7.1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일회성 활약이 아님을 증명했다. 김종원 기자 (트위터@beanjjun) won@donga.com
이 정도로 눈부신 피칭은 한화 한대화 감독조차 기대하지 못했을 터다. 한화의 ‘애물 단지’였던 김혁민(24)이 당당한 선발진의 한 축으로 우뚝 섰다. 한 경기 반짝 잘 한 게 아니다. 벌써 세 경기 연속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결국 5월 팀 첫 연승을 직접 일궈냈다.

김혁민은 19일 잠실 한화전에서 선발 7.1이닝을 3안타 3볼넷 7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 시즌 2승(1패)째를 올렸다. 안타 3개는 모두 내야 안타. 투구 이닝도, 투구수(115개)도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김혁민에게는 2007년 데뷔 후 두산전 일곱 번째 등판 만에 따낸 첫 승이기도 하다. 천적마저 스스로 힘으로 넘어설 저력이 생긴 것이다.

무엇보다 한화에게 의미가 있는 승리다. 한화는 지난달 20·21일 대전 롯데전 승리 후 단 한 번도 연승이 없었다. 5월 들어 이기는 날이 많아지긴 했지만, 승리와 패전이 하루씩 교차했다.

전날 극적인 역전승 후 두산이 예상보다 빨리 김선우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이날도 역시 ‘1승 후 1패’ 징크스는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승자는 김선우가 아닌 김혁민이었다. 두산 강타선이 번번이 고개를 숙인 채 돌아섰다. 한 감독이 “김혁민이 김선우를 상대로 최고의 피칭을 해줘서 승리에 기여했다”고 기뻐할 만 하다.

사실 김혁민은 한 감독의 구박을 많이 받은 투수였다. 장점이 많은데 활용하지 못하는 ‘만년 유망주’의 전형처럼 보였다. 제구력이 들쑥날쑥해 ‘볼넷 공장장’으로 불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미운 오리새끼는 ‘스트라이크’라는 다섯 글자를 머릿속에 새겨 넣은 후 백조로 변신했다.

한 감독과 정민철 투수코치가 “유인구 조차 필요 없다. 넌 그런 투수가 아니다.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집어넣는다고 생각하고 던져라”고 수차례 강조한 덕분이다. 시즌 초반의 2군 생활도 큰 계기가 됐다. “다시는 2군에 내려가지 않겠다”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던졌다.

시즌 첫 등판인 5일 대전 SK전에서 5.2이닝 6안타(1홈런) 4실점(무자책)으로 가능성을 보인 뒤 13일 대전 삼성전에서 6이닝 2안타(1홈런) 6삼진 1실점을 기록해 596일 만에 승리를 따냈다. 무엇보다 두 경기 연속 볼넷이 1개뿐. 이 날의 결과까지 포함해 ‘달라진 김혁민’을 만 천하에 알린 것이다. 김혁민의 세 경기 방어율은 0.47(26.1이닝 1자책점)이다.

김혁민은 “예전에는 힘이 많이 들어간 투구를 했는데, 오늘은 ‘힘을 빼고 던지고 볼넷을 주지 말자’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던졌더니 결과가 좋았다”면서 “수비가 많이 도와줬다. 또 이희근 포수가 편하게 던질 수 있게 리드해 줬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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