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캐디 앤디 프로저와 포옹한 뒤 다시 누군가를 껴안고 눈물을 쏟았다. 로드 매니저로 10년 넘게 동고동락하던 매니지먼트 회사 IMG 임만성 이사(42·사진)였다. 임 이사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인 임 이사는 1999년 IMG에 입사한 뒤 미국 진출을 앞둔 최경주와 인연을 맺었다. 그 후부터 최경주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며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강하면서 구수한 첫인상이 아직도 생생해요. 1년에 8개월을 같이 지내고 있어요.” 최 프로의 두 아들과 딸은 그를 삼촌으로 부른다.
아버지가 KOTRA 지사장으로 근무하던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마친 그는 에티오피아에서 고교 시절을 보냈다. 뛰어난 영어 실력으로 최경주의 손과 발에, 때론 입이 됐다.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그는 “2002년 컴팩클래식에서 첫 승을 거뒀을 때와 이번 우승”이라고 말했다.
미국 댈러스에서 최경주의 집과 30분 거리에 사는 임 이사는 “다칠까 봐 스키장에는 얼씬도 안 할 만큼 철저한 자기 관리와 뜨거운 열정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또 “최 프로의 집 차고는 골프 연구소다. 온갖 장비와 클럽을 비치해 두고 골프채를 만지작거리는 게 가장 큰 취미”라고 덧붙였다.
연애할 시간이 없어 아직 미혼인 임 이사의 어머니 오길순 씨(73)는 지난 4개월 동안 댈러스에 머물며 최 프로에게 정성 어린 한국 음식을 대접했다. 서울에 살다 제주까지 응원 온 오 씨는 “최 프로는 닭볶음탕, 제육볶음을 특히 잘 먹는다. 고기를 한 점도 남기지 않을 만큼 잘 먹어 흐뭇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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