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는 시속 150km를 넘나든다. 슬라이더는 어지간한 투수의 직구 스피드인 140km를 쉽게 넘긴다. 타이밍을 빼앗는 느린 커브와 체인지업도 간간이 섞어 던진다. 더구나 이 모든 구종을 마음먹은 곳에 꽂을 수 있다.
타자 처지에서 보면 이런 투수는 악몽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런데 한국 프로야구에 바로 이런 투수가 있다. KIA의 에이스로 부활한 오른손 투수 윤석민이다.
윤석민은 22일 군산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모두 보여줬다. 1회 2사 후 장성호에게 안타를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6회까지 1개의 안타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직구는 뱀의 머리처럼 솟아올랐고, 슬라이더는 칼날처럼 떨어졌다.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방 허공을 갈랐다. 6회까지 빼앗은 삼진만 7개였다.
윤석민은 이날 호투로 팀의 3연패를 끊었다. 또 자신은 4월 20일 삼성전 이후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5월 들어 등판한 네 경기 27이닝 동안 한 점의 자책점도 주지 않았고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윤석민은 “이달 들어 투구 밸런스와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직구와 슬라이더에 힘이 많이 붙었다. 볼 배합도 자신있게 하고 있다. 앞으로도 팀의 연패는 끊고 연승은 이어가는 에이스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IA 타선은 5회말 공격에서 역대 한 이닝 최다 타이인 5개의 2루타를 집중시켜 7득점하며 윤석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윤석민은 6회까지 81개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타선이 6회까지 12점을 뽑으면서 더는 등판하지 않았다. KIA는 13-1로 크게 이겼다. 한화는 최근 연승을 네 경기에서 마감했다.
삼성은 대구에서 두산을 5-4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주포 최형우는 1회 역전 3점 홈런을 날리며 시즌 11호로 선두를 지켰다. 반면 두산은 4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LG는 박용택과 정성훈의 홈런 두 방으로 롯데에 7-4로 역전승했다. SK는 2-2 동점이던 7회 김강민의 결승 홈런 등에 힘입어 넥센을 4-2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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