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코스-체중감소 극복못해… 최근 4연속 예선 탈락 쓴잔
“2부투어도 출전… 살아남을 것”
강성훈. 동아일보DB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한 강성훈(24)이 바로 그랬다. 강성훈은 22일 서귀포에서 끝난 SK텔레콤오픈에 초청받았지만 정중히 사양했다. 이 대회 코스인 핀크스GC는 고향집에서 15분 거리. 그리운 가족과 재회하고 홈팬 앞에 나설 좋은 기회였지만 그럴 여유는 없었다.
그 대신 그는 캐디를 맡고 있는 친형과 함께 낯선 2부 투어에 처음으로 나섰다. 2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그리어의 손블레이드클럽(파72)에서 끝난 네이션와이드투어 BMW채리티프로암에서 합계 18언더파로 가스 멀로이(남아공)와 동 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벙커샷을 홀 90cm 안쪽에 붙였으나 파 퍼트를 당기는 바람에 땅을 쳤다. “나흘 연속 60대 스코어를 치면서 샷 감각을 회복했어요. 흔들리는 퍼트만 바로잡는 데 주력해야겠어요.”
같은 기간 PGA투어 대회인 크라운 플라자 인비테이셔널이 초청대회여서 출전 자격이 없는 그는 생존을 위해 2부 투어에 도전했다. 큰 꿈을 품고 뛰어든 PGA투어에서 최근 4연속 예선 탈락하며 상금 랭킹이 194위까지 추락했다. 내년에 PGA투어에서 살아남으려면 상금 125위 이내에 들거나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상금 25위 안에 진입해야 한다.
부진의 이유는 낯선 코스와 급격한 체중 감소였다.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지난달 논산훈련소에서 4주 군사교육을 받은 뒤 퇴소했다. “소대장까지 맡으며 체중이 8kg이나 빠져 몸의 균형이 흐트러졌어요. 산악 지형의 한국과 달리 평지에다 잔디도 다른 미국 코스 공략이 쉽지 않네요.” 앞으로 그는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틈나는 대로 2부 투어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2부 투어 준우승 상금(6만4800달러)만으로 상금 랭킹 13위에 올랐는데 PGA투어에서 받은 상금 총액(6만4920달러)과 엇비슷하다.
SK텔레콤오픈에 출전했던 최경주는 지난 주말 강성훈의 아버지 강희남 씨가 경영하는 서귀포 횟집에 들러 인사를 했다. 최경주와 강성훈은 미국 댈러스의 이웃사촌. 최경주로부터 “점점 잘할 것”이라는 덕담을 들은 강 씨는 “성훈이가 최 프로님에게 많은 조언을 듣고 많이 얻어먹었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며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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