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괴물’ 안젤코는 왜 다시 韓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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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5일 03시 00분


일본은 외국선수에 배타적… 적응 힘들었을 것
‘컴백 용병’들 활약 신통치 않아… 배구계 관심

용병은 떠나기 마련이다. 한 시즌도 못 채우고 짐을 싸는 경우도 많다. 30년 역사의 프로야구에서 가장 오래 뛰었던 용병은 1999년 한화에 온 제이 데이비스로 7시즌을 활약했다. 한화 송진우 코치(21시즌), SK 박경완(20시즌) 등 토종 스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다. 용병의 숙명이다.

데이비스는 2002년까지 국내에서 뛰다 2003년 멕시코로 건너갔다가 이듬해 컴백했다. 이른바 ‘돌아온 용병’이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프로야구는 지난해까지 220명의 외국인 선수가 뛰었는데 그중 돌아온 용병은 10명뿐이다. 예외가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처음 국내에서 뛸 때 뛰어난 성적을 올렸던 선수들이다. 데이비스는 다니엘 로마이어와 쌍포를 이뤄 1999년 한화의 우승을 이끌었다.

‘악동’으로 유명했던 롯데 펠릭스 호세도 마찬가지. 1999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호세는 이듬해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대타로 몇 경기 출전하는 데 그친 뒤 2001년 돌아와 타율 0.335에 36홈런이란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2002년 다시 메이저리그로 건너갔지만 이번에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2006년 다시 롯데로 왔다.

올 시즌 프로배구는 돌아온 용병 안젤코 추크(사진)에게 관심이 쏠린다. 안젤코는 2007∼2008시즌부터 2년 연속 삼성화재의 챔피언 등극을 이끌었던 선수다. 2008∼2009시즌을 마친 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일본으로 진출했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2년 만에 KEPCO45 유니폼을 입고 돌아왔다. 문용관 KBSN 해설위원은 “용병을 위해 세세한 것까지 챙겨주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를 배타적으로 대하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공격 점유율을 높이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용병은 국내에서 뛸 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기에 ‘검증된 선수’로 러브콜을 받았지만 다시 찾은 한국 무대에서는 이전만 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밀려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2년 만에 복귀한 ‘원조 괴물’ 안젤코는 이들의 전철을 밟을까, 아니면 더 원숙해진 기량으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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