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롯데는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언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지 모르는 ‘잠룡’이다. 그리고 그 힘의 원동력은 특별한 마운드에 있다. KIA는 선발진이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35이닝을 소화하며 안정적인 로테이션으로 힘을 비축하고 있다. 여기에 한기주의 복귀가 임박했다. 막강한 화력을 갖춘 롯데는 송승준, 사도스키에 이어 최근 장원준과 이재곤이 맹활약하며 투·타의 이상적인 조화를 꿈꾸고 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질지 모르는 10승 투수
치열한 페넌트레이스를 치르고 있는 감독에게 갑자기 하늘에서 10승 혹은 20세이브가 가능한 투수가 뚝 떨어지면 어떤 기분일까? KIA가 페넌트레이스 최대 승부처 6월 무결점 마운드를 꿈꾼다. 2009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 넘게 재활에 매달려온 한기주는 25일 대불대와 연습경기에 등판해 4이닝 동안 72개의 공을 던져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44km였다. 대학팀과 경기였지만 한기주 역시 재활등판으로 구위를 점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 조범현 감독은 목동에서 “원광대와 연습경기에서 한차례 더 던진 뒤 2군에서 2∼3경기를 치러 몸과 마음이 모두 준비된다면 1군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르면 6월 중순에 1군 등판이 가능한 페이스다. 조 감독은 이어 “그동안 꾸준히 선발로도 가능하도록 준비를 해왔다. 보직은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기주는 팔꿈치 부상이 심각해지기 전인 2008년 3승 2패 26세이브 방어율 1.71을 기록한 특급 소방수였다. 누구도 성공적 복귀를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절정기 구위만 회복하면 선발로 10승, 마무리로 20세이브가 가능한 능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 6월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KIA의 힘이다. ○장원준-이재곤의 쌍끌이 활약 빛나는 롯데
롯데의 5월 대반격에는 좌완 장원준과 사이드암 이재곤의 공이 컸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사실 타선은 4월이나 5월이나 비슷하다. 주자가 있을 때 응집력이 좀 향상됐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승률 6할을 훌쩍 넘긴 5월 상승세의 비결은 결국 마운드의 안정에서 기인함을 의미하는 얘기다.
실제로 롯데는 4월 한달간 외국인투수 사도스키의 부상 공백으로 선발진부터 삐걱거렸다. 이 기간 토종 원투펀치 장원준∼송승준의 분전이 돋보였는데 특히 장원준은 5월 들어서도 3승을 보태며 팀 투수 중 승수와 방어율에서 1위를 달리며 에이스로 거듭났다. 장원준은 최근 3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면서도 2009년과 지난해에는 4점대의 방어율로 아쉬움을 남겼는데 올해는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양 감독은 “올해는 투구시 팔을 최대한 타자쪽으로 끌고 나오면서 볼끝이 좋아졌고, 덕분에 경기 초반 실점이 줄었다”며 대견해했다. 이재곤의 역투도 빼놓을 수 없다. 4월 승리 없이 3패만 안았던 이재곤은 5월 들어 딴 투수로 변신했다. 17일 문학 SK전에서 선발 7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두고는 24일 사직 삼성전에선 데뷔 후 첫 세이브까지 올리는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사직|정재우 기자 (트위터 @jace2020) jace@donga.com 목동|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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