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9일 세계적인 프로축구 클럽 바르셀로나에서 깜짝 놀랄 만한 뉴스가 나왔다. 감독 경력이 일천한 37세의 새 사령탑이 들어선 것. 바르사에는 세계적인 명장이 와도 무슨 꼬투리든 잡아 논란이 있었기에 팬들로선 뜻밖이었다.
신임 사령탑 주제프 과르디올라(40)는 경력이라고는 바르사의 2군 팀 감독이 전부였다. 감독 경력과는 달리 과르디올라의 선수 시절은 화려했다. 1984년 13세 때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해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같은 스타들의 볼보이를 했다. 19세 때는 당시 요한 크라위프 감독의 눈에 띄어 1부 리그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바르사의 정규리그 4연패(1991∼94년)와 챔피언스리그 우승(1992년)을 이끌었다. 스페인 국가대표로도 47경기를 뛰었다. 2006년 은퇴할 때까지 6번이나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주위의 우려 속에 사령탑에 앉은 그는 팀을 뜯어고쳤다. 당시 주축선수였던 호나우지뉴(브라질)와 데쿠(포르투갈) 등을 내보냈다. 희생과 헌신을 강조한 그는 리오넬 메시, 사비 에르난데스, 이니에스타 등 팀플레이에 능한 선수들로 팀을 재편했다.
부임 첫해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에 빼앗겼던 정규리그 우승컵을 3년 만에 찾아왔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스페인 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트레블(정규리그, 국왕컵, 챔피언스리그 3관왕)을 달성했다. 챔피언스리그 최연소 우승 사령탑 기록을 세우며 통산 6번째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 반지를 낀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고 챔피언스리그 정상까지 밟았다. 3년간 들어 올린 우승컵만 10개다. 이제 그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세계 최고의 명장이 됐다.
선수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배려하는 리더십도 한몫했다. 그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바르사의 선수들이 정열적이고 자유분방한 스페인 민속춤인 플라멩코처럼 특정 전술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뛸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맨유와의 경기가 끝난 뒤 “내가 다른 팀으로 간다면 어디서 이런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겠나.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는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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