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근절을 위한 K리그 워크숍이 1박2일간(5월31, 6월1일) 강원도 평창 한화리조트에서 진행됐다. 프로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16개 구단 전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정몽규 총재를 비롯해 구단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까지 프로축구에 관련된 전원이 참석했다.
워크숍 첫 날 저녁에는 선수대표, 지도자, 사장/단장으로 나뉘어 3시간 이상 마라톤 회의를 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등 모두가 지혜를 모았다. 정 총재는 직접 3개 회의실을 돌며 토론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선수대표들 회의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들을 따로 불러 늦게까지 직접 회의를 지휘하기도 했다. 사태 해결의 의지를 몸으로 실천하며 프로축구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이번 워크숍은 승부조작과 사설 스포츠베팅 참여 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선수들에게는 16개 구단 전원이 갑작스럽게 모이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인지시켰다. 또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번 사건을 접했던 선수들이 교육과 서약서 제출 등을 통해 경각심을 갖게 됐다.
긍정적인 부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 워크숍을 놓고 보이기식 행정이라는 비난도 있었다. 일부 선수들은 교육시간에 졸고, 핸드폰으로 오락을 하는 등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촉박하게 준비하다보니 일부 강의는 성의가 없어 보이도 했다.
하지만 이번 워크숍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전남 골키퍼 이운재는 “선수들끼리 모여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처음이었다. 좋지 않은 문제로 모이긴 했지만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 구단 관계자도 “짧은 시간에 준비해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이번 교육을 통해 많이 깨닫게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연맹 관계자는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프로축구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다시는 승부조작과 같이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