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대표팀이 1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오만과 평가전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23분 후세인 알 하드리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분 황도연의 헤딩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 12분과 36분 배천석이 연달아 머리로 2골을 꽂아 경기를 뒤집었다.
대표팀이 강릉을 찾은 건 1994년 9월 11일 우크라이나와 평가전(1-0 승) 이후 처음. 공교롭게도 당시 득점자가 홍명보 감독이었다. 강릉 팬들은 한국축구가 배출한 최고 스타 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팀에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1만800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올림픽 팀에도 의미 있는 승리였다. 경기내용이 100%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19일(홈)과 23일(원정)로 예정된 요르단과 2012런던올림픽 2차 예선을 앞두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
○조직력, 경기력 문제
한국은 제대로 발을 맞출 시간이 거의 없었다. 이런 문제점이 전반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장에서 경기를 본 최순호 전 강원FC 감독은 “경기력과 조직력을 지적하고 싶다. 훈련을 함께 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보인다. 선발 11명 중 그 동안 꾸준히 경기를 뛴 선수가 지동원, 오재석 외에 없다는 것도 문제다”고 평했다.
호흡을 맞춘 지 얼마 안 된 중앙수비수 오재석-황도연 콤비도 몇 차례 실수를 했다. 전반 허용한 선제골은 오재석의 무리한 태클이 빌미가 됐다. 후반 16분에는 돌아 들어가는 상대 공격수를 놓쳐 완벽한 일대일 위기를 맞았다.
후반전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김보경 대신 투입된 측면 공격수 김태환이 날카로운 크로스로 2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역시 후반에 들어간 공격수 배천석이 결승골과 쐐기골을 만들었다.
○대학생 선수들 분전
대학생 선수들은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숭실대에 재학 중인 186cm 장신공격수 배천석은 타점 높은 헤딩으로 2골을 터뜨리며 뛰어난 결정력을 과시했다. 지동원 외에 이렇다할 최전방 자원이 없어 고민 중인 홍 감독의 시름을 한결 덜어줬다. 역시 숭실대에 다니는 미드필더 김영근도 빛났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무리 없는 경기조율 능력을 보여줬다. 측면 공격수 김태환도 빠른 발과 정확한 크로스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홍 감독은 자신이 U-20대표팀부터 지도한 주축 선수들이 A대표팀에도 차출돼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생 선수들의 분전은 천군만마다.
○지동원 합격점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지동원의 활약 여부였다. 지동원은 전반에 원 톱으로 나섰고 후반에는 섀도우 스트라이커를 봤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측면과 중원을 부지런히 오가며 찬스를 만들어 홍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후반 17분에는 감각적인 오른발 슛이 포스트를 튕겨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