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농구는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20년 만에 금메달을 땄다. 당시 대표팀 주장은 문경은(40)이었고 막내는 연세대에 다니던 방성윤(29·사진)이었다. 9년이 흘러 문경은은 지난달 SK 감독대행이 된 뒤 SK텔레콤 사옥에서 구단 고위층에게 인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맨 먼저 방성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SK에서 오랜 슬럼프에 허덕이던 방성윤에게 “한번 잘해보자”고 했더니 “자신이 없다”는 대답을 들어야 했다. 그 후에도 문 감독은 누구보다 방성윤의 재기에 공을 들였지만 결국 허사였다.
방성윤은 1일 SK로부터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돼 코트를 떠나게 됐다. SK는 “방성윤이 반복되는 부상과 그에 따른 재활에 대한 심리적 육체적 부담감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싶다는 뜻을 알려와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시아경기에서 병역 혜택을 받은 방성윤과 오리온스 김승현이 모두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부상과 뒷돈을 둘러싼 구단과의 갈등이 빚은 결과라는 것도 비슷하다. 임의탈퇴 신분이 되면서 방성윤은 SK의 동의 없이는 어떤 팀에서도 뛸 수 없게 됐다.
방성윤은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뒤 다른 팀으로 이적을 희망했지만 어느 팀의 러브콜도 받지 못해 2억7000만 원이 삭감된 1억3000만 원에 SK와 재계약했다. 심한 의욕 상실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 시즌 중반 부상으로 팀을 떠나 미국에서 재활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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