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축구대표팀의 화두는 2011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맨유)과 이영표(알 힐랄)의 후계자 찾기였다. 조광래 감독은 적임자를 찾기 위해 많은 선수들을 박지성과 이영표 자리에 테스트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뛰어난 기량뿐 아니라 월드컵 3회 연속 출전은 물론이고 유럽 명문 구단에서 쌓은 다년간의 경험으로 무장한 한국축구의 기둥이었다. 당장 그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만한 선수를 찾지 못한 건 어쩌면 당연했다.
하지만 3일 세르비아전을 통해 태극전사들은 박지성과 이영표의 빈자리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왼쪽 풀백 김영권(오미야)이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후계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박지성과 이영표가 없는 상태에서도 충분히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박지성과 이영표 만큼의 존재감을 과시한 선수는 없었지만 모든 멤버들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서로를 도와 뛰어난 팀워크를 만들어냈다. 위기의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하며 승리를 이끌어 낼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특히 유럽에서 다양한 출신의 선수들과 몸으로 부딪히며 습득한 기량을 가진 박주영(AS모나코), 이청용(볼턴), 기성용, 차두리(이상 셀틱) 등의 활약이 빛났다. 이들은 체격이 좋고 파워가 뛰어난 세르비아 선수들을 어떻게 상대해야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유럽파들은 각 포지션을 리드하며 동료들을 이끌었다. 유럽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대거 늘어난 것이 대표팀 경기력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것이 이번 경기를 통해 제대로 증명됐다.
태극전사들은 박지성과 이영표가 빠져나가 구멍이 발생할 부분을 조금씩 나눠 메우며 대표팀 경기력을 높여가고 있다. 팬들은 걱정했지만 조광래 감독과 선수들은 그들만의 새로운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