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김성배, 이혜천, 이현승, 홍상삼 등 기존 선발후보들이 모두 탈락하면서 그가 3번째가 된 팀의 서글픈 단면이지만 반대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는 얘기도 된다.
실제 이용찬은 지난달 5일 잠실 LG전부터 선발로 보직을 변경한 뒤 차근차근 투구이닝과 투구수를 늘리더니 3일 잠실 삼성전에선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2승을 수확했다. 급히 수혈된 투수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5일 잠실구장. 훈련이 끝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이용찬의 손에는 투수들이 훈련을 하면서 마시는 생수 병이 담긴 아이스박스가 들려있었다. 올해 프로 5년차가 됐지만 1군 투수조에서는 아직 막내여서 선배들이 마실 물을 나르고 남은 물통을 정리하는 일을 도맡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내 밑에 5명의 후배가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막내”라며 웃더니 ‘에이스’라는 칭찬에도 손사래를 치며 “저는 막내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홍상삼이 5일 2군으로 내려가고, 지난달 31일 문학 SK전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두며 기대를 모았던 서동환마저 부진함에 따라 ‘막내투수’ 이용찬의 입지는 당분간 탄탄대로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