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29·클리블랜드)는 “음주운전 사건의 여파가 타석에서 정신적인 부분에 영향을 줬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사건 이전에도 올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음주운전 이후 그 부진이 증폭됐을 뿐이다. 추신수는 음주운전 이전 27경기에서 타율 0.250, 4홈런, 15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이후 29경기에서는 타율 0.229,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이미 그의 2011시즌 첫 달(4월) 성적은 그보다 더 나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5월2일 도로 위에서 범한 실수 때문에, 더 침묵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추신수를 근거리에서 지켜본 야구관계자들은 추신수가 타석에서 매우 나쁜 버릇이 생겼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인사이드-아웃 스윙(inside-out swing)’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뉴욕 양키스의 슈퍼스타 데릭 지터도 종종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빈도가 너무 잦다. ‘인사이드-아웃 스윙’은 타자가 배트헤드를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이동시킴으로써, 공을 밀어치는 방향으로 보내게끔 한다. 하지만 추신수는 이런 식으로 치면서 너무 복잡한 스윙을 갖게 됐고, 때때로 강하게 잡아당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
최근 몇 주간 추신수의 파워가 사라지고, 홈런 개수가 줄어듦으로써 매니 악타 감독은 마침내 추신수를 3번 타순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추신수는 일요일(한국시간 6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 6번타자로 나왔지만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월요일(7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는 5번타자로 나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2경기에서 클리블랜드는 모두 패했고, 이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클리블랜드는 추신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악타 감독은 추신수가 자신의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과중한 부담 속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악타 감독은 “우리는 추신수가 조금이라도 편한 마음으로 칠 수 있는 타순에 그를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 추신수가 다시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다면, 그는 예전처럼 강하게 공을 잡아당겨 칠 수 있을 것이고 너무 빈번하게 밀어치려는 시도도 거두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그가 자신이 범한 실수를 스스로 용서하고, 다시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