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남녀 스타 서장훈과 정선민은 성별을 떠나 닮은 구석이 많다. 1974년생 동갑으로 포지션도 같은 센터. 한때 국내 최고 연봉을 받던 거물 스타에 영리하고 언변이 뛰어나며 자기주장이 강하다. 이런 비교에 본인들은 부담스러워하기도 하지만 최근 다시 비슷한 행보로 관심을 끌고 있다.
어느덧 37세로 남녀 코트에서 선배가 없는 최고령이 된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둥지를 옮겼다. 언뜻 보면 외부 환경 때문으로 보이나 본인들의 희망이 강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장훈은 전자랜드에서 LG로 트레이드됐다. 정선민은 신한은행에서 국민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이 선수 말년에 모험에 가까운 이적을 한 데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LG와 국민은행은 모기업 규모로는 해당 업계 최고를 다투지만 프로농구 코트에서는 아직 우승한 적이 없다.
서장훈은 SK와 삼성에서 한 차례씩 정상에 올랐다. 정선민은 신세계에서 4차례, 신한은행에서 5차례 우승 반지를 끼었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이들은 소속팀의 우승 갈증을 풀어줄 적임자로 꼽힌다.
코트에서 황혼이라는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어도 이들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갖추고 있다. 최근 연고지 창원의 팬 행사에 참석해 첫 인사를 한 서장훈은 다음주부터 서울 송파구 방이동 구단 체육관에서 본격적으로 훈련에 합류한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선수가 1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바뀌게 돼 그의 존재감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서장훈은 “뛰는 순간이 소중할 나이다. 현실에 안주할 수 있었는데 새로운 자극이 된다. 정신을 바짝 차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남은 목표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3년 동안 뛰었던 국민은행에 5년 만에 복귀한 정선민은 개인 재활운동을 하다 이번 주 천안 숙소에서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대표팀에서 친하게 지낸 슈터 변연하를 비롯해 예전에 한솥밥을 먹던 후배들이 많아 낯설지 않다. 정선민은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후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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