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좌완 정우람(사진)의 방어율이 화제다. 1.08이라는 숫자도 경이롭지만 더 놀라운 대목은 불펜이라는 보직 때문이다. 정우람은 8일까지 31경기에 등판해 50이닝을 투구했다. SK가 51경기를 치렀으니까 규정이닝에 불과 1이닝이 모자란 상황이다. 방어율 1위 김선우(두산)의 기록(1.99)과 비교하면 독보적인 ‘장외 1위’인 셈이다. 후배 김광현은 “정말로 가능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감독님이 신경써주실 수도 있다”고 거들기도 했다.
정우람 본인 역시 방어율 기록을 살짝 챙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언감생심이라는 마음이다. “불펜투수가 133이닝을 던질 수 있겠나? 꿈도 안 꾼다. 내가 받아서는 안 될 상이다. 지금은 내가 컨디션이 좋아서 자주 나가지만 여름이 되면 다른 투수들 컨디션이 올라올 것이고, 조절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몸도 피곤한데 머리까지 그러고 싶지 않다”라고 짐짓 평정심을 나타내지만 “내 방어율이지만 보면 신기하다”고 할 정도로 뿌듯한 나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