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이 한자리에 모였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과 거스 히딩크 터키대표팀 감독, 박지성(맨유)은 11일 오후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만났다.
이들은 2002년 6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주역들이다. 정 명예회장은 대한축구협회 수장이었고, 히딩크는 태극호의 선장이었으며, 박지성은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였다. 이들은 한국축구발전을 위해 다시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정 명예회장은 히딩크에게 즉석 제안을 했다.
정 회장은 “유럽무대에서 감독을 은퇴한 후에 한국 축구의 명예 감독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고, 히딩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수락했다. 히딩크는 “이번에 한국을 찾은 건 14일 열리는 히딩크 드림필드 풋살장 개장식 때문이다. 앞으로도 한국축구 발전과 관련된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흰색 셔츠에 말쑥한 정장차림으로 온 박지성은 옛 스승 앞에 꾸벅 머리를 숙였다.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오랜만에 뵙게 돼 너무 반갑고 기쁘다”고 말했다.
히딩크는 “박지성은 내가 존경하는 선수가 됐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를 볼 때마다 너무 자랑스럽다”고 화답했다. 이어 “박지성이 빅 클럽 대신 우리(에인트호벤) 팀을 먼저 선택한 게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시절을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