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무결점 이대호, 올해도 7관왕 거뜬!” 64%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6월 16일 07시 00분


약점이었던 인코스 공도 잘 때려
작년보다 타격기술 진화 평가
부상만 없다면 달성 무난
VS
후반기 집중견제 최다안타 힘들어
타선 약해 타점·득점도 불리
“올핸 7관왕 못할 것” 36%

롯데 이대호의 2년 연속 타격 7관왕은 과연 가능할 것인가. 야구계 파워엘리트 중 64%의 응답자는 무결점 타자 이대호의 2년 연속 신기록 달성이 ‘가능하다’고 바라봤지만 넘어야할 난관은 아직 있다. 스포츠동아DB
롯데 이대호의 2년 연속 타격 7관왕은 과연 가능할 것인가. 야구계 파워엘리트 중 64%의 응답자는 무결점 타자 이대호의 2년 연속 신기록 달성이 ‘가능하다’고 바라봤지만 넘어야할 난관은 아직 있다. 스포츠동아DB
야구계 파워엘리트 50명 설문 “이대호 7관왕 재현할까”

‘타격 7관왕 신화’는 또 한번 탄생할 수 있을까. 지난해 롯데 이대호가 한국 프로야구 29년 동안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타격 7관왕이란 신화를 완성했을 때,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것은 틀린 말이 될지도 모른다. 올해 다시 7관왕 신화가 재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역시 이대호다.

이대호는 15일까지 도루를 제외한 타율·홈런·타점·득점·장타율·출루율·최다안타 부분에서 모두 1·2위를 차지하며 또 한번 영광을 재현할 기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페넌트레이스가 반환점을 돌지 않은 상황, 변수가 많이 남아있음에도 이대호의 성적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가 다름 아닌 이대호이기 때문이다. 이에 스포츠동아는 야구계 파워엘리트 50명을 대상으로 ‘이대호, 올해도 7관왕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64% 응답자=‘7관왕, 올해도 가능하다’

전체 설문 대상자 50명 중, 이대호가 올해도 7관왕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은 총 32명(64%)이었다.

응답자를 코칭스태프, 선수, 야구인 등 세 집단으로 나눴을 때 코칭스태프는 63%(8명중 5명), 선수는 59%(32명 중 19명), 야구인은 80%(10명 중 8명) 비율로 이대호의 7관왕 재등극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선수를 투수와 타자로 나눠 보면, 이대호와 같은 타자(56%·18명 중 10명)보다 이대호를 상대하는 투수(64%·14명 중 9명)쪽에서 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결과가 이채로웠다.

○왜 또 가능한가?


“이대호는 이미 이승엽의 수준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 30년 역사상 가장 빼어난 타자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하는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완벽한 스윙 매커니즘과 함께 유연성, 파워를 모두 갖췄다. 완벽에 가깝다. 충분히 또 한번 7관왕을 차지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KIA 용병 투수 로페즈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위력적이다. 진짜 최고의 타자”라며 “보통 투수입장에서 타자들과 상대할 때 첫 번째, 두 번째까지 범타로 처리하면 세 번째 승부에서는 자신감을 갖고 던지게 된다. 그리고 결과가 대부분 좋다.

그러나 이대호는 오히려 초반에 잘 잡으면 후반에 부담이 더 느껴지는 타자다. 그 정도로 위력적이다”고 했다. “특히 정말 똑똑하다. 수싸움을 잘한다. 이 점이 7관왕의 힘일 것”이라고 곁들였다.

한화 박정진은 “오히려 작년보다 더 성적이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투수 입장에서 우스갯소리를 한다면, 이대호 같은 타자는 빨리 해외에 진출하는 게 낫다”고까지 했다.

두산 신경식 타격코치는 “무엇보다 이대호가 타석에 서면 투수들의 실투가 많아진다. 못 치는 코스가 없으니까 투수가 좀 더 잘 던지려다가 실투율이 높아진다. 볼넷 아니면 가운데로 몰리고 이대호가 놓치지 않는다”고 했다.

결점을 찾기 힘들어 투수들과의 승부에서 상대를 압도한다는 말이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지금 페이스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듯 하다. 다만 스스로 욕심을 내지 않아야한다는 조건이 붙는데, 지금 이대호의 모습은 그런 부분이 안 보인다. 충분히 7관왕을 다시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BO 오석환 심판위원회 차장은 “뚜렷한 경쟁자도 보이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무엇보다 작년보다 더 관록이 붙고, 진화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작년에는 인코스쪽에 약간의 약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인코스 공도 잘 때린다.

류현진에게 홈런을 때린 볼은 실투가 아니라 컨트롤이 된 볼이었다”고 했다. 이대호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컴퓨터 같은 분”이라고 말하며 따르는 롯데 김무관 타격 코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투수들이 어지간해선 정면승부를 하지 않고 유인구를 많이 던지기 때문에 대호가 타석에서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느냐, 아니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볼넷으로 걸어 나가기 싫어 나쁜 볼에도 손을 대지 않는다면, 충분히 7관왕을 또 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천하의 이대호라도 올해는 힘들다

이대호의 7관왕 가능성에 부정적 시각을 내비친 18명 응답자들 대부분은 이대호의 실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 보다는 동료들의 지원이나 상대 투수의 승부여부 등 외부 환경 탓에 올해는 7관왕이 힘들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7개 부문 타이틀 중, 여러 응답자들이 동시에 지적한 타이틀은 이범호와 선두 싸움을 펼치는 타점, 이병규와 경쟁구도를 보이는 타율과 최다안타, 그리고 LG 박용택에게 뒤져있는 득점 등으로 모아졌다.

넥센 김성갑 코치는 “이대호는 한국 최고의 타자”라면서도 “후반기에 들어서 각 팀 경쟁이 치열해지면 투수들이 이대호에게 더 승부를 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홈런이나 타점, 장타율, 출루율, 타율 등은 높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문제는 최다안타다. 최다안타가 아마 7개 부분 중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병규는 공격적으로 치는 타자이기 때문에 병규가 체력 문제만 극복한다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 투수 윤성환은 “KIA 이범호는 앞선 테이블세터 이용규-김선빈의 출루율이 높아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타점을 거론했고, SK 송은범 역시 “범호 형은 주자 있을 때는 타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타점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종규 심판위원장도 “상대적으로 발이 느려 최다안타가 어려울 것 같다. 홈런이나 타점은 쌓아올릴 수 있는 기록이지만, 타율은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상대팀 견제가 더 심해지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양상문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다른 기록과 달리 득점 타이틀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부문”이라며 “지난해에는 이대호 뒤에 홍성흔이라는 걸출한 타자가 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아무래도 7관왕이 불발된다면 득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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