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골프 오늘 티샷… 준우승 5번 미켈슨 “이번엔 끝내 이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6일 03시 00분


필 미켈슨(41·미국)은 한때 메이저 타이틀이 없는 가장 위대한 골퍼로 불렸다. 큰 무대에서 새가슴 소리를 듣던 그는 2004년 마스터스에서 47번째 메이저 도전 만에 트로피를 안으며 한을 풀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의 가슴 한구석에 풀지 못한 응어리 하나가 남았다. 바로 US오픈 징크스다. 지난해까지 20전 전패. 준우승만 역대 최다인 5번 했을 뿐이다. 미켈슨에게 ‘앞으로 1승만 더 할 수 있다면 어떤 대회를 고르겠느냐’는 질문을 한다면 대답은 뻔하다.

올해 US오픈이 개막하는 16일은 미켈슨의 생일이라 내셔널 타이틀을 향한 그의 열망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 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CC(파71)에서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는 미켈슨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더스틴 존슨(미국)과 같은 조로 묶었다. 이들은 ‘비운의 삼총사’로 불릴 만하다. ‘영건’ 매킬로이는 4월 마스터스에서 단독 선두로 출발한 마지막 라운드에서 80타로 무너졌다. 존슨은 지난해 US오픈에서 3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뒤 마지막 날 82타로 추락했다.

좌절과 실망으로 따지면 미켈슨은 동반자들보다 몇 곱절 심하다. 메이저 대회에서 4승을 거둔 미켈슨은 그동안 US오픈 최종일 막판에 번번이 결정적인 실수로 무너졌다. 1999년 페인 스튜어트가 18번홀에서 4.5m 파 퍼트를 성공시켜 1타 차로 준우승한 것이 시작이었다. 2004년 16번홀까지 선두였다 17번홀에서 컵까지 1.8m를 남겨두고 어이없는 3퍼트로 더블 보기를 해 레티프 구센에게 트로피를 내줬다. 2006년 그는 1타 차 선두였던 18번홀에서 무모한 공략 끝에 더블보기로 우승을 놓친 뒤 “진짜 멍청이였다”며 한탄했다. 2009년에도 그는 15, 17번홀 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2주 전 그는 메모리얼 대회를 공동 14위로 마치며 “올 들어 최상의 샷 감각이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를 위해 2번 아이언을 신무기로 장착했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긴 러프에 빠져 1타 손해 볼 각오를 해야 하기에 티샷의 정확도를 높일 목적으로 쓰거나 긴 파4홀에서 세컨드 샷을 할 때 잡을 수도 있다.

“어릴 적부터 US오픈 우승을 꿈꿨다”는 미켈슨은 악몽에서 벗어나 환희를 맛볼 수 있을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필 미켈슨 US오픈 도전사

△첫 출전: 1990년
△통산 출전: 21회(올해 포함)
△베스트 라운드: 66타(2004, 2010년 2라운드)
△예선 탈락: 2회(1992, 2007년)
△최고 성적: 준우승 5회(단독 2위 1999, 2002, 2004년. 공동 2위 2006, 2009년)
△톱 10: 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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