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7경기서 단 8실점… ‘빙판의 거미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7일 03시 00분


37세 최고령 MVP 토머스

스포츠 선수에게 30대 중반은 일반인의 환갑에 비유된다. 하지만 20대에는 무명이었다가 30대 들어서 선수 인생이 활짝 열리는 경우도 가끔 있다.

콘 스마이스 트로피를 수상하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보스턴 골리(골키퍼) 팀 토머스(37)는 ‘대기만성’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선수다. 토머스는 플레이오프 MVP를 뽑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고령 수상자다. 공격수가 아닌 골리가 선정된 것도 2006년 캠 워드(캐롤라이나 허리케인스) 이후 5년 만.

우승 후보가 아니었던 보스턴이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토머스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챔프전 7차전까지 상대팀 골리는 23점을 허용한 반면 토머스는 8점만 내줬다. 7차전에선 밴쿠버의 슈팅 37개를 모두 막아냈다. 토머스는 통산 플레이오프 최다 세이브(798개)와 스탠리컵 최다 세이브(238개)를 한 골리로도 기록됐다. 토머스는 플레이오프 25경기(16승 9패)에서 94%의 세이브율을 올리면서 팀의 우승에 공헌했다.

1974년 미국에서 태어난 토머스는 20대에는 거의 무명이었다. 핀란드 등 해외 클럽팀을 전전했다. 28세인 2002년에야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에도 무명 생활은 계속됐다. 30대 중반인 2008년이 돼서야 주전 골리로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토머스는 2009, 2010년 2년 연속 올스타 선정과 함께 최고 골리상도 수상했다. 지난해 밴쿠버 겨울올림픽에는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했다. 올림픽 결승전에서 캐나다에 패한 울분을 이번에 캐나다 팀을 상대로 멋지게 설욕한 셈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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