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역전패 징크스’ 매킬로이 이번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8일 03시 00분


US오픈 첫날 3타차 선두…마스터스 ‘악몽’ 털까
양용은 파3홀 4개 모두 버디 잡고 공동2위 올라

유럽의 신성(新星)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사진)는 젊은 시절의 타이거 우즈(36·미국)와 비슷한 점이 많다.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에 올랐고 2007년 프로로 전향한 뒤 유럽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승씩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다. 실력과 상품성도 고루 갖춰 우즈의 뒤를 이을 선수로 꼽힌다.

그렇지만 올해 매킬로이는 우승보다 추락으로 더 유명해졌다. 그의 마스터스 악몽은 ‘메이저대회 잔혹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는 3라운드까지 사흘 연속 선두를 달렸다. 최종 4라운드에 들어설 때 2위 그룹에 4타나 앞서 있었다. 1997년 최연소 마스터스 챔피언이 된 우즈(당시 21세 3개월)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그린재킷을 입을 것 같았다.

하지만 1타 차로 쫓긴 10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에서 70야드나 떨어진 오두막으로 보낸 게 불행의 시작이었다. 이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한 것을 비롯해 후반에만 7타를 잃은 그는 결국 8오버파 80타를 치며 공동 15위에 그쳤다.

곧이어 출전한 유럽투어 말레이시안 오픈에서도 역전패의 악몽은 재연됐다. 2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에 올랐지만 결국 이탈리아의 마테오 마나세로(18)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그랬던 매킬로이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17일 미국 메릴랜드 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골프장 블루코스(파71·7574야드)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5타로 선두에 나섰다. 공동 2위 그룹과는 3타 차. US오픈 역사상 1라운드에서 선두가 3타 차로 앞선 것은 1976년 마이크 레이드 이후 35년 만이다. 하지만 레이드는 우승하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18회)을 가진 ‘전설’ 잭 니클라우스가 해준 조언을 공개했다. 니클라우스는 “(마스터스 때처럼) 오두막으로 공을 날리는 것 같은 실수를 없애야 한다. 내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한 것은 내가 잘 쳤다기보다 상대방이 실수를 해줬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매킬로이는 “정말 좋은 충고를 들었다. 위대한 선수에게서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압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양용은(30·KB금융그룹)은 1라운드 4개의 파3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는 진기록을 세우며 올 마스터스 우승자 찰 슈워젤(남아공)과 함께 공동 2위(3언더파)에 올랐다.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는 공동 4위(2언더파)로 선전했다. 반면 최경주(SK텔레콤)는 127위(6오버파 77타), 김대현(하이트)은 145위(8오버파 79타)로 부진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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